• 최종편집 2026-10-11(일)

지역
Home >  지역  >  광주 · 전남 · 전북 · 청년 · 사회단체

실시간뉴스
  •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 이문영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장이 그리는 상생의 미래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 이문영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장이 그리는 상생의 미래 ‘근면·자조·협동’을 기치로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진화해왔다. 과거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경제발전을 뒷받침했던 새마을운동은 이제 공동체와 상생,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으며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 역시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총회원 약 2,500명, 정식 회원 1,000명이 활동하는 북구새마을회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 복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교복나눔장터, 5·18 묘역 봉사, 취약계층 지원,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 수해복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새마을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삶의 중심이 된 새마을운동 이문영 회장이 처음부터 봉사활동에 깊이 관여했던 것은 아니다. 북구새마을회장 자리가 비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그러나 1년, 2년 봉사를 이어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저는 처음부터 깊이 생각하고 들어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1년 동안 봉사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진심으로 새마을운동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새마을은 역사성이 깊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사업들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국민운동단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새마을회 활동의 핵심은 자발성이다.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봉사가 아니라 회원 스스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이 회장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체득했다. “현재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어려운 이웃의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돕는 생활밀착형 봉사부터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위한 캠페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 사각지대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 저는 회원들과 함께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해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를 진정한 의미의 국민운동단체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교복부터 수해복구까지…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나눔 상설교복나눔장터는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나눔 사업이다. 2015년부터 운영해온 이 사업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내 자원 공유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북구 지역 34개 중·고등학교의 교복 약 7,500벌을 보유하고 있어, 새 학기를 앞둔 시기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5·18 묘역 봉사도 빼놓을 수 없다.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17년 동안 5·18 묘역에서 참배객들에게 물을 제공하는 급수 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광주에는 정말 많은 봉사단체가 있습니다만, 활동 내용과 사회에 미치는 효과에서는 우리가 최고라고 자신합니다.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김장봉사와 취약계층 지원 등 상시 진행하는 사업과 별개로, 재난 상황에서 더 돋보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광주광역시 북구를 덮친 수해 현장에서의 봉사 경험을 소개했다. “광주 북구는 도농복합지역으로 딸기와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광주 북구에 시간당 105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이때 중흥동, 두암동, 양산동, 문흥동, 일곡동 등 북구 전역이 침수돼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새벽부터 피해 현장에 나가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지역을 넘어선 연대도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힘이다. 다른 지역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면 회원들이 지원에 나서고, 북구에 재난이 닥치면 다른 지역 새마을회에서도 찾아와 힘을 보탠다. 최근에는 해외로도 봉사의 영역을 넓혔다. 광주광역시새마을회의 주도로 회원들이 기금을 마련해 베트남 빈민촌에 주택 두 채를 건립하고, 학용품과 쌀 등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제 이 회장에게 봉사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밥 먹듯,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공동체, ‘수익과 나눔’이 함께하는 기업을 꿈꾸다 이문영 회장은 새마을운동이 봉사활동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봉사와 기업활동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다. 새마을회장으로서 쌓은 경험을 기업 경영에 접목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제가 경영하는 ㈜공동체는 기업의 수익 창출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쿠웨이트 최대 원예·조경 전문기업인 잘잘라 그룹과 35만 달러 규모의 묘목 스마트팜 수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 현지에 묘목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중동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무인음료 플랫폼 ‘카페온(CAFE ON)’이다. 카페온은 건물주가 보유한 유휴공간에 캡슐형 무인음료자판기를 무상으로 설치하고, 발생한 매출의 일정 부분을 공간 제공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에도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방식이다. 향후 무인음료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사회공헌 재원을 더욱 안정적으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봉사도 결국 예산이 있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이 있어야 봉사를 이어갈 수 있고, 그것을 더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그 수익이 다시 지역사회로 흘러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저는 앞으로 카페온을 통해 공동체의 행복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 지속가능한 봉사의 모델 이문영 회장이 그리는 새마을운동의 미래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봉사와 기업,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고 수익과 나눔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새마을의 정신은 나눔입니다. 나눔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해야 하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봉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려면 실질적인 혜택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카페온을 통해 나눔과 수익이 공존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희생에만 의존하는 봉사가 아닌, 나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 더 큰 나눔이 만들어지는 선순환적 나눔의 경제가 정답입니다.” 새마을운동이 지난 반세기 동안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변화해왔듯, 이제 또 한 번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문영 회장이 꿈꾸는 ‘상생의 광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교복 한 벌을 나누고, 수해 현장에서 함께 땀을 흘리며, 해외의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그는 ㈜공동체와 카페온을 통해 봉사와 기업, 사람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기업의 성장이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고, 그 나눔이 다시 공동체의 힘이 되는 실천의 문화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나가겠다는 포부다.
    • 기획
    • 심층취재 · 데이터뉴스 · 인터뷰 · 연속기획
    2026-10-07
  • 한국의 허리, 중산층이 무너졌다
    한 사회의 번영과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는중산층이 얼마나 두터운가이다. 중산층은 내수시장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소비 주체이자 빈부격차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흡수하는 완충지대이며, 극단주의를 견제하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건강한 시민사회의 뿌리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의 이면에는‘중산층의 구조적 쇠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과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사회는 두터운 허리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다이아몬드형 구조’에 가까웠다.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자녀를 교육시키면서 조금씩 더 나은 삶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의 허리는 점차 얇아졌고 사회는 상층과 하층이 커지는 이른바‘모래시계형 구조’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이어진 중산층의 계단식 추락. OECD의 과거 한국 경제 관련 분석에서 중위소득의 50~150%를 중산층 범위로 적용하면 한국의 중산층 비율은 1990년 75.4%에서 2000년 71.7%, 2010년 67.5%로 하락했다. 20년 동안 7.9%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같은 기간 중위소득 50% 미만의 저소득층 비율이 7.1%에서 9.3%, 다시 12.5%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중산층에서 이탈한 상당수가 상층으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기초연금과 각종 공적 이전소득이 확대되면서 2020년대에는 기준과 조사에 따라 통계상 중산층 규모가 60% 안팎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가운데 정말 6명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는가?” 현실의 대답은 크게 다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응답이 40% 안팎에 머물거나 그보다 낮게 나타났다. 조사 시점과 질문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이를 하나의 공식적인 ‘체감 중산층 비율’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객관적 소득분류와 국민의 생활 인식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OECD 소득통계만으로 국민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가. 여기서 ‘통계적 중산층’과 ‘체감 중산층’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OECD 등이 활용하는 중위소득 기준은 국가 간 비교와 소득분포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이 지표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소득 하나만으로 오늘날 한국 중산층의 실질적인 생활 수준과 경제적 안정성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월급은 중산층인데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와 대출 원리금, 자녀 사교육비, 생활물가, 노후준비 비용을 내고 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는 가구가 존재한다. 소득은 중산층인데 자산보다 부채가 많을 수도 있다. 반대로 소득은 낮지만 부채 없는 주택과 상당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은퇴가구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한 소득 순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그 가구가 중산층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가’를 측정해야 한다. 미국의 SPM(Supplemental Poverty Measure)처럼 세금과 공적 지원뿐 아니라 주거비 등 필수적인 생활비 부담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려는 접근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주거비와 교육비다. 이른바하우스푸어(House Poor)와에듀푸어(Edu Poor)문제를 기존 소득통계만으로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자산 기반 중산층’도 측정해야 한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이자산 기반 중산층 지표(Asset-based Middle Class)다. 한국 가계는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단순히 아파트 한 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갑자기 소득이 끊겨도 부채를 제외한 유동성 금융자산으로 최소 3~6개월을 버틸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가계의경제적 복원력(Economic Resilience)이다. 소득, 자산, 부채,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노후준비, 비상자금을 함께 살펴보아야 비로소 대한민국 중산층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프랑스에서 중산층의 생활상을 설명하면서 외국어, 악기, 스포츠, 사회활동 등 문화적 생활수준이 거론되었던 것처럼 중산층은 본래 소득만으로 정의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안정적인 직장, 적정한 주거, 감당할 수 있는 교육비, 일정한 저축과 노후준비, 가족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여가’가 중산층 생활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평범하지만 안정된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체감 중산층 40% 시대가 던지는 경고. 따라서 공식 소득통계와 별도로 국민의 주거·부채·교육·노후·소비여력을 종합하는‘한국형 체감 중산층 지수’를 국가 차원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1990년대 국민 다수가 가졌던 중산층 진입과 유지에 대한 기대는 크게 약화됐고, 오늘날 자신을 중산층으로 느끼는 국민의 비중은 여러 조사에서 공식 소득통계보다 현저하게 낮게 나타난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중산층 붕괴가 단순히 개인의 삶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소비가 감소한다. 소비가 감소하면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다시 고용과 임금이 줄어든다. 결국중산층 감소 → 소비 위축 → 내수 침체 → 고용 감소 → 다시 중산층 감소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악순환의 마지막에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이다. 중산층의 붕괴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위기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결국 다수의 국민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납부할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유지된다. 그런데 안정적인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가 줄고 저소득·불안정 노동자가 늘어나면 보험료를 안정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계층도 약해진다. 반대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연금과 의료에 대한 지출 수요는 증가한다. 즉, 내는 사람의 기반은 약해지는데 받아야 할 사람과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중산층 문제는 단순한 ‘분배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보험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국가 생존의 문제다. 보수도 진보도 중산층을 충분히 지키지 못했다. 지난 30여 년간 보수 정부는 대체로 공급과 시장의 활력을 강조했다. 기업의 세부담과 규제를 줄여 투자를 확대하면 일자리가 증가하고 성장의 과실이 가계로 전달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거치면서 기업의 성장이 과거처럼 국내 고용 증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고용 없는 성장’문제가 커졌다. 대기업이 성장해도 그 성과가 중소기업과 근로자의 실질소득 증가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면 성장만으로 중산층을 복원하기 어렵다. 반면 진보 정부는 소득과 분배, 복지 확대를 통한 포용성장을 강조했다. 가계소득을 높여 소비를 증가시키고 그것이 다시 경제를 성장시키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접근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수용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급격한 정책 변화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었고, 노동시장 내부의 갈등도 만들어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서는 공급·수요·금융·세제라는 복합적인 시장구조보다 규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가격 불안과 자산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다. 결국 지난 30년의 정책을 되돌아보면 한쪽에서는 기업 경쟁력을, 다른 한쪽에서는 저소득층 지원을 강조했지만 정작 그 사이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내고 주택대출과 교육비를 부담하면서 국가 경제를 떠받쳐온중산층 자체를 복원하기 위한 종합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AI 시대, 양극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AI와 로봇, 플랫폼 경제의 확산은 생산성을 크게 높이겠지만 그 부가가치가 빅테크와 자본 보유자에게 집중될 경우 기존의 소득·자산 양극화를 더욱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수십 년에 걸쳐 바꾸었던 노동시장을 AI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바꿀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보수냐 진보냐의 선택이 아니다. 보수의 시장 활력과 기업 유연성, 진보의 공정한 성과 공유와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결합하는 실용적 대타협이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 협력사와 근로자에 대한 성과 공유가 확대될수록 세제상 혜택을 주는 정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물가가 오르면 근로자의 명목임금만 올라 세부담이 증가하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소득세 과표구간의 현실화와 물가연동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주거비가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집어삼키지 않도록 수요가 있는 지역에 실질적인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노후비용이라는 ‘4대 고정비’를 줄이는 것 역시 중산층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가 매년 발표하는 소득분포 통계와 별도로소득·순자산·부채·주거비·교육비·가처분소득·비상자금·노후준비를 종합한 ‘한국형 중산층 생활안정지수’를 만들어야 한다. 정책의 목표 역시 단순히 ‘중산층 비율 몇 %’가 아니라, “평범하게 일하는 국민이 평범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 를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지난 30년의 정권 교체는 이념으로 무장한 어느 한쪽의 경제정책만으로는 중산층을 되살릴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튼튼한 허리가 없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도, 건강한 복지도 불가능하다. 이제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중심을 정치적 이념에서 국민의 실제‘삶을 유지할 능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중산층 복원은 복지정책 하나를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허리를 다시 세우는 국가 재건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칼럼리스트의 평론 |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경제정책을 경험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장과 분배의 우선순위가 바뀌었고, 부동산·세금·복지·노동정책도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열심히 일하면 내 삶이 조금씩 나아지는가.” 이 질문에 국민 다수가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면 아무리 GDP가 증가하고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도 성공한 경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나는 중산층을 특정한 소득구간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집단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은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직장을 잃어도 몇 달은 가족을 지킬 수 있고,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노후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평생을 빚에 묶이지 않고, 은퇴 후 병원비 때문에 자녀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사회의 다수를 차지해야 대한민국은 건강하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가 발표해야 할 것은 단순한 ‘중산층 60%’라는 숫자가 아니다. 그 60%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지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소득은 얼마인지, 부채를 빼고 남은 자산은 얼마인지, 주거비와 교육비를 내고 실제 얼마를 소비할 수 있는지, 갑자기 소득이 끊겼을 때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 노후를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이고 살아 있는 통계다. 중산층의 붕괴를 방치하면 그 대가는 결국 모든 국민에게 돌아온다. 소비가 무너지고 자영업이 무너지며 출산은 더욱 줄어들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떠받칠 안정적인 납부 기반도 약화된다. 반대로 중산층이 다시 두터워지면 소비가 살아나고 기업의 내수시장이 커지며 세수와 사회보험의 기반도 함께 튼튼해진다. 그래서 나는‘중산층 복원’을 향후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최상위 국가 목표로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수의 정책이라서 배척해서도 안 되고 진보의 정책이라서 반대해서도 안 된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시장에 맡기되 국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할 곳에는 과감히 개입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새로운 기준은 좌도 우도 아닌‘국민의 삶’이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무너진 대한민국의 허리를 다시 세우는 것. 그것이 저성장과 저출생, 내수침체와 사회보험의 위기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 결국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 정치
    • 경제
    2026-08-23
  • 물가만 올랐는데 세금도 늘었다
    (유동기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칼럼] 물가만 올랐는데 세금도 늘었다: '브래킷 크리프'와 조세 정의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통장에 찍히는 세금은 늘었다는 직장인들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물가는 오르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소폭 인상된 소득은 실질 구매력을 전혀 늘려주지 못한다. 그러나 세금 계산서의 사정은 다르다.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해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래킷 크리프는 명목소득 증가로 인해 실질 소득의 개선이 없음에도 더 높은 과세표준 구간으로 이동하여 세 부담이 가중되는 '자동적 실질 증세'다. 명시적인 법 개정 없이 세수가 자동으로 늘어나므로 유리지갑 근로소득자에게는 실질 소득 감소라는 명백한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는 누진세율 구조 아래에서 중산층의 조세 저항을 심화시키고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부추긴다. 물론 재정 당국이 물가연동제 도입에 미온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물가연동제를 시행할 경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세수 증가폭이 제한되어 국가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고, 복지 및 경제 대응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또한, 소득세가 가진 '경기 자동 안정화 기능'(물가 상승 시 세금을 더 거둬 시중 통화량을 흡수하는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재정 운용의 편의를 국민의 실질 소득 희생보다 우선시하는 본말전도다. 재정 건전성 확보는 엄정한 지출 구조조정과 정당한 법적 세율 개정을 통해 달성해야지, 물가 상승에 얹혀가는 '은밀한 불로 세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경기 자동 안정화 효과 역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과도하게 침식하여 내수 수렁을 깊게 만드는 민간 소비 위축 부작용에 비하면 그 정당성이 약하다. 세수 감소 우려 또한 과세표준과 인적공제의 단계적 연동이나 주기적 과세표준 재조정의 정례화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조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첫째, 소득세 물가연동제(Tax Indexation)의 단계적 도입이다. 미국, 영국 등 주요 OECD 국가처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연동하여 과세표준 구간과 각종 인적공제 한도를 자동 조정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착시 증세를 제거하는 것이 조세 형평의 출발점이다. 둘째, 주기적 과세표준 재조정의 법제화다. 완전 연동제가 세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있다면, 최소 3년 단위로 누적 물가상승률을 평가해 과세표준을 의무적으로 재검토하고 조정하는 정례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조세의 기본 원칙은 '담세력에 따른 과세'다. 물가 상승에 밀려 세금 구간만 올라가는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정당한 과세가 아닌 '조용한 수탈'에 가깝다. 지속 가능한 재정과 국민적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브래킷 크리프를 완화할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
    • 지역
    • 광주 · 전남 · 전북 · 청년 · 사회단체
    2026-08-22
  • 민주당 전당대회 혁신 10대 제안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전당대회가 끝나면 후보들은 서로 손을 잡습니다. 승자는 "원팀"을 이야기하고 패자는 "당의 승리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합니다.그러나 정말 그것으로 끝난 것일까요?아닙니다.후보들은 화해할 수 있어도 그 후보들을 지지하며 몇 달 동안 싸웠던 당원들의 감정은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저 역시 이번 전당대회를 지켜보고 참여하면서 이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의 갈등도 큰데 같은 민주당 안에서도 어느 후보를 지지했느냐에 따라 서로를 공격하고 불신하게 됩니다.때로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보다 같은 당 안에서 만들어진 감정의 골이 더 깊습니다.그렇다면 이제 전당대회 제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선호투표 방식 등 새로운 선출제도가 이미 시행됐습니다.따라서 또 다른 투표방식을 만드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투표방식이 아니라 전당대회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제1안. 전국 순회경선을 '전국 정책대회'로 전환전국을 돌면서 같은 정치연설을 반복하는 방식을 바꿉시다.광주·전남에서는 지역균형발전과 산업정책,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제조업·해양산업,충청에서는 과학기술과 국가행정,수도권에서는 주거·교통·일자리,강원·제주에서는 관광·환경·지역소멸을 놓고 경쟁하는 것입니다.후보는 지역마다 그 지역에 대한 정책을 반드시 발표하도록 합니다.전당대회가 세력 과시의 무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경연장이 되어야 합니다.제2안. '공동해법 토론' 도입후보들이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는 토론만 하지 말고 일정 시간은 함께 답을 만들어야 합니다.예를 들어 청년정책 토론 마지막 20분 동안 후보들에게 요구합니다."네 후보가 합의할 수 있는 청년정책 세 가지를 지금 합의하십시오."합의하지 못했다면 무엇 때문에 합의하지 못했는지도 국민에게 설명하게 합니다.당대표에게 필요한 능력은 상대방을 이기는 능력만이 아닙니다.생각이 다른 사람과 합의를 만들어내는 능력 역시 지도자의 중요한 자격입니다.제3안. 후보 간 '장점 평가제'마지막 TV토론에서 모든 후보에게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본인을 제외한 후보 가운데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입니까?""그 후보에게서 무엇을 배우고 싶습니까?""당대표가 된다면 경쟁 후보의 어떤 정책을 받아들이겠습니까?"상대 후보를 칭찬하는 것이 정치적 손해가 되는 전당대회가 아니라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할 줄 아는 후보가 좋은 평가를 받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합니다.제4안. 마지막 72시간 '통합기간'전당대회 마지막 72시간에는 새로운 네거티브와 인신공격을 제한합니다.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 그리고 통합방안만 이야기하도록 합니다.마지막 합동연설회의 공통 주제도 하나로 정합니다."나를 지지하지 않은 당원들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전당대회의 마지막 장면만큼은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아니라 함께 갈 방법을 제시하는 모습이어야 합니다.제5안. 무작위 '당원 숙의배심원단' 도입해외에서 발전하고 있는 시민의회와 숙의민주주의의 장점을 정당 내부에 도입할 수 있습니다.지역·연령 등을 고려해 당원 가운데 일정 규모를 무작위로 선정합니다.이들에게 충분한 후보 정책자료와 객관적인 설명자료를 제공합니다.후보들과 직접 질의응답도 실시합니다.그리고국가경영능력,경제정책,외교·안보,청년정책,통합능력,도덕성과 책임성,미래비전등을 평가하도록 합니다.평가 결과는 전당대회 공식자료로 전체 당원에게 공개합니다.처음부터 투표 결과에 높은 비율로 반영하기보다 당원들이 투표하기 전에 참고하는 공적 검증자료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제6안. 후보자 '공통 국정시험'당대표 후보라면 정치적 연설 능력만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됩니다.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국가 현안을 제시합니다.예를 들어"청년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한다면?""미·중 갈등이 격화된다면?""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다시 급등한다면?""북한과 군사적 긴장이 발생한다면?""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면?"같은 상황을 제시하고 일정 시간 안에 해결방안을 발표하도록 합니다.누가 말을 잘하는지를 넘어 누가 실제로 국가와 정당을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제7안. 낙선후보 '우수공약 승계제'선거에서 사람이 패했다고 정책까지 패배할 이유는 없습니다.각 후보의 대표 공약을 전문가와 당원이 평가합니다.그 가운데 높은 평가를 받은 정책은 당대표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새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도록 합니다.예를 들어 낙선 후보가 제안한 청년정책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새 지도부가 그것을 당 정책으로 채택할 수 있습니다.그러면 그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도 느낄 수 있습니다."우리 후보는 졌지만 우리가 꿈꿨던 정책은 민주당에 남았다."이것이 진정한 통합입니다.제8안. '민주당 미래전략회의' 설치당대표 선거에서 의미 있는 지지를 받은 경쟁 후보들의 정치적 역량을 선거 다음 날부터 버려서는 안 됩니다.새 당대표와 경쟁 후보들이 일정 기간 참여하는 민주당 미래전략회의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다만 이것은 자리를 나눠 갖는 기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경제,외교안보,청년,AI·미래산업,지역균형발전,정치개혁등 민주당의 중장기 전략을 연구하는 기구로 운영해야 합니다.선거에서 패배했다고 그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의 생각까지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제9안. 선거 1~2주 후 '통합 전당대회'우리 정치에서는 선거 당일 승자가 결정되면 모든 행사가 끝납니다.저는 오히려 그때 새로운 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선거 1~2주 후 민주당 통합대회를 개최합니다.여기에는 당선자와 낙선자뿐 아니라 각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도 참여합니다.당대표는 경쟁 후보들의 정책 가운데 어떤 것을 받아들일 것인지 발표합니다.낙선 후보들은 새 지도부와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 것인지 밝힙니다.그리고 각 후보 지지자 대표가 함께 공동선언문을 발표합니다.후보들끼리 손잡는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화합하는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입니다.제10안. '전당대회 통합지수' 공개가장 획기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부분입니다.우리는 전당대회를 평가할 때 항상 득표율만 봅니다.앞으로는 다른 숫자도 측정해야 합니다.전당대회 전과 후에 당원을 대상으로 조사합니다."다른 후보 지지자를 같은 당의 동지로 생각하는가?""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다른 후보의 좋은 정책을 새 지도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이 더 단결했다고 생각하는가?"이를 지수화해 '민주당 통합지수'로 공개합니다.전당대회 전 70점이었던 통합지수가 선거 후 52점으로 떨어졌다면 그 전당대회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반대로 치열하게 경쟁했음에도 70점에서 78점으로 올라갔다면 성공한 전당대회입니다.지도부 선출의 성공 여부를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당이 얼마나 강해졌느냐로 평가하자는 것입니다.결국 바꾸어야 하는 것은 '선거의 목적'입니다우리는 그동안 전당대회의 목적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누가 당대표가 될 것인가."물론 중요합니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전당대회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이 경쟁을 통해 민주당이 더 강해졌는가."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경험하면서 후보들 사이의 화합보다 더 어려운 것이 그 후보들을 지지했던 당원들의 화합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정치인들은 필요하면 다음 날 악수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지지자들의 상처는 오래 남습니다.그 상처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같은 당원인데도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그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에도 좋지 않습니다.정치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제거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그래서 저는 앞으로 성공한 전당대회를 이렇게 정의했으면 합니다.가장 강한 후보를 뽑은 전당대회가 아니라경쟁했던 사람들이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만든 전당대회.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내 후보가 패배했더라도"그래도 나는 민주당원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드는 전당대회.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정당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 정치
    • 정치
    2026-08-16
  • 집값은 숫자가 아니라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잡는다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정부가 13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신규택지 확보, 공공택지 사업기간 단축, PF를 비롯한 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 등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 정책의 중심이 세금과 대출을 통한 수요 억제에서‘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공급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23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숫자가 아니다.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언제 집이 나오는가”가 중요하다. 착공은 공급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해도 택지 발표에서 지구지정, 보상, 인허가, 착공, 준공을 거쳐 실제 국민이 입주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단어가 있다. ‘착공’이다.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몇 년 뒤 공사를 시작할 집이 아니라 지금부터 1년, 2년, 3년 후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집이다. 따라서 정부는 총 공급계획과 함께2027년·2028년·2029년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어느 지역에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대한민국 주택 입주 캘린더’로 만들어 매월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정책의 성과를 발표 물량이 아니라 실제 입주 물량으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서울 한 채와 수도권 외곽 한 채는 같지 않다! 또 하나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부동산에서 주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서울 강남의 한 채, 마포의 한 채, 수도권 외곽의 한 채가 시장에서 동일한 한 채일 수 없다. 일자리와 교육, 교통, 의료, 문화시설이 집중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공급부족을 수도권 외곽 신도시만으로 해결하려 한다면수도권 전체 주택 수는 증가하는데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공급정책을 성공시키려면 '얼마나 많이 짓느냐' 못지않게'어디에 짓느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을 투기가 아닌 공급의 관점에서 보자! 서울에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답은 기존 도시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고밀개발, 준공업지역 재편, 노후 상업지역의 주거복합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증가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다. 민간에게 사업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그 대가로 늘어난 주택 가운데 일부를 청년주택·공공주택·장기임대주택으로 확보하면 된다. 민간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반드시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민간에게 이익을 허용하되 그 이익의 조건을 '더 많은 주택 공급'으로 만들면 된다. 대출을 막으면 현금부자가 유리해진다! 정부가 반드시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금융정책이다. 투기성 대출을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대출을 막는 것이 과연 공정한 정책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주택을 두 사람이 사려고 한다. 한 사람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등을 포함해 현금 8억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은 현금 2억원밖에 없지만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소득이 있는 30대 청년이라고 가정해보자. 대출을 강하게 막으면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는가. 결국 현금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다. 이것은 투기를 막는 과정에서 오히려자산이 없는 청년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금융규제 역시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의 투기 목적 대출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되 무주택자·생애최초 구매자·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는소득과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금융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매매만 잡다가 전월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월세 시장도 함께 봐야 한다. 임대인에 대한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기존 주택이 임대시장에서 빠지거나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 결국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의 목적은 임대인을 벌주는 것도,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명분만 내세우는 것도 아니어야 한다. 좋은 임대주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장기임대를 유지하는 임대인에게 합리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년과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역세권·대학가·산업단지 주변에는 소형 임대주택을 대폭 공급해야 한다. 부동산은 세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와 완화를 반복했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을 올리고 대출을 막았다.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규제를 풀었다. 그리고 시장이 살아나 가격이 오르면 또다시 규제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정책을 신뢰하기보다다음 정부가 정책을 또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은 세금도 대출도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정부가 국민에게 만들어야 할 믿음은 하나다. “지금 집을 사지 않아도 앞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집이 계속 공급될 것이다.” 이 믿음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오늘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불안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아무리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해도 국민이 “결국 서울에는 집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격 상승기에 다시 매수세가 몰릴 수밖에 없다. 이제 부동산 정책의 질문을 바꾸자! 정부의 이번 공급 확대 방향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공급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를 이동시키는 것은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몇 채를 공급할 것인가”에서 “어디에 언제 입주할 집을 만들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역세권과 도심의 용적률을 과감하게 높이며, 민간이 주택을 공급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대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는 공공이 환수해 청년주택과 공공주택으로 돌려야 한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상환능력에 맞는 금융의 길을 열어주고 투기성 금융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매달 국민에게 실제 입주물량을 공개해야 한다. 결국 좋은 부동산 정책은 집값을 억지로 누르는 정책이 아니다. 집값이 급등할 이유를 없애는 정책이다. 집이 부족하면 집을 짓고,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이 부족하면 그곳에 더 많이 짓고, 청년에게 자산이 부족하면 투기가 아닌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의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이 이제는 이념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을 가진 국민과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갈라놓는 정치가 아니라,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에게 실제 집이 공급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정부에서 실제 입주할 집을 만드는 정부로. 집값을 억누르는 정책에서 국민의 집 걱정을 줄이는 정책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다시“열심히 일하면 나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앞으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방향이다. 이문영 |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 정치
    • 경제
    2026-08-13
  • 3군 사관학교 통합, ‘더 큰 카르텔’을 만들 수 있다
    (유동기 원장) 최근 국방부를 중심으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인구절벽에 따른 장교 수급 문제에 대응하고, 시설과 인력의 중복을 줄이며, 미래 다영역작전(MDO)에 필요한 합동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명분이다. 여기에 과거 군사 쿠데타 과정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경험을 들어, 사관학교의 순혈주의와 파벌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폐쇄적인 출신주의를 타파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사관학교를 물리적으로 통합한다고 해서 군 내부의 파벌과 카르텔이 사라지는가.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제도를 잘못 설계할 경우 육·해·공군 전체를 아우르는 더욱 강력한 ‘통합 사관학교 카르텔’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쿠데타의 원인을 ‘육사’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현대사의 군사 개입은 분명 뼈아픈 역사다. 그러나 그 원인을 단순히 특정 사관학교의 존재로 환원하는 것은 역사적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 5·16 군사정변이 발생한 1961년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한국은 1950~1953년 6·25전쟁을 겪으며 일인당 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으로 국토와 산업 기반이 크게 파괴됐다. 전쟁을 거치면서 군의 규모가 10 만에서 60만으로 급격하게 팽창했고 장교단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그러나 전쟁 이후 군의 팽창 속도가 둔화되면서 진급과 주요 보직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됐다. 국군 창설 초기에는 일본군·만주군·광복군·중국군 등 서로 다른 경력을 가진 장교들이 혼재했고, 출신과 인맥을 둘러싼 갈등도 존재했다. 일부 소장 장교들은 군 수뇌부의 퇴진과 인사 개혁을 요구하는 이른바 ‘정군운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군 내부의 갈등과 불만은 4·19혁명 이후의 정치·사회적 불안, 경제적 빈곤과 실업 문제 (특히, 청년실업과 대학생 취업난)등과 맞물렸다. 물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5·16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육사 출신이었기 때문’이라는 하나의 변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12·12 역시 군 내부의 인사와 사조직 문제가 핵심이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역시 마찬가지다. 10·26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권력 공백이 발생했고, 군 지휘권을 둘러싸고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과 기존 군 수뇌부 사이의 충돌이 격화됐다. 그 중심에는 ‘하나회’라는 군내 사조직이 있었다. 하나회의 형성에는 정규 육사 출신이라는 강한 동질감과 기수문화, 인사와 진급을 둘러싼 이해관계, 지역적 연고, 권력과의 유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교육기관이 분리돼 있었다는 데 있지 않았다. 출신과 기수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적 네트워크가 군의 공식적인 인사·지휘체계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구조가 핵심 문제였다. 5·16과 12·12는 시대적 배경과 주도 세력, 전개 양상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정치·사회적 불안과 함께 군 내부의 인사 갈등과 폐쇄적인 인맥 구조가 군의 정치 개입을 가능하게 한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4년 비상계엄은 과거 군사정변과 구조가 다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는 5·16이나 12·12와는 다른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군 출신이 아니라 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따라서 군 내부 세력이 스스로 조직화해 정권을 탈취했던 과거 군사정변과 동일한 구조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군 밖의 정치권력이 군 지휘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며, 이를 차단해야 할 제도적 견제장치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는가라는 문제다. 2024년 비상계엄을 둘러싸고 ‘친위 쿠데타’, ‘내란’ 등 여러 정치적·법적 평가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개념의 최종적인 법적 적용은 사법적 판단에 따라 엄밀하게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군부가 정치권력을 탈취하려 했던 5·16이나 12·12와 달리, 2024년 사태는 이미 집권하고 있던 정치권력과 군 지휘부 일부의 관계 속에서 군 병력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발생 구조가 다르다. 따라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화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대한민국에서 왜 비정상적인 군 동원이 다시 가능했는가. 당시 국방·군 지휘라인을 둘러싸고 개인적 친분과 학연, 인사 관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쿠데타와 위헌적 군 동원을 막는 핵심은 특정 사관학교의 존폐보다 군 지휘체계와 인사 시스템, 정보·특수전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있다. 사관학교를 합치면 파벌이 없어지는가? 통합 사관학교를 만들면 파벌 문화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오히려 매년 육·해·공군의 생도들이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장기간 함께 생활한다면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한 동문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육사·해사·공사가 각각의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통합 이후에는 육·해·공군 전체를 연결하는 단일 동문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다. 즉 카르텔을 해소하려다 오히려 전군 단위로 확장하는 일종의 ‘카르텔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 수준의 합동전력을 운용하는 미국이 웨스트포인트,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합동성은 반드시 ‘동일한 교육기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각 군은 육상·해상·공중이라는 서로 다른 전장 환경과 무기체계, 작전교리 및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발전시킨 뒤 이를 실제 작전에서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진정한 합동성은 동문 네트워크의 통합이 아니라 작전 수행의 동기화(Synchronization)에서 비롯된다. 생도 통합보다 영관급 합동교육을 강화하자 20대 초반의 생도들을 하나의 기관에 모으는 것보다 실제 합동작전을 기획하고 지휘하는 영관급 장교들의 합동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더욱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각 군에서 충분한 실무 경험을 축적한 장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합동교육을 실시하고 합동작전·사이버·우주·무인체계·AI 등 미래 다영역작전을 실제로 설계하고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출신학교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장교들이 실제 작전환경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합동교육의 본질이다. 더 시급한 것은 인사 시스템 개혁이다. 군 내부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것은 사관학교의 간판이 아니라 인사와 보직 시스템이다. 사관학교·ROTC·3사관학교·학사장교 등 출신 경로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장교가 주요 보직과 교육 기회를 공정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국방부·합참·각 군 본부의 핵심 정책·작전·인사 보직에 특정 출신이 과도하게 집중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직 선발의 기준과 절차 역시 보안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외 대학 석·박사 위탁교육, 국방대학교 및 합동교육 등 장기적으로 진급과 주요 보직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 기회 역시 출신이 아니라 능력·성과·전문성을 중심으로 부여해야 한다. 다만 기계적인 출신별 할당제는 또 다른 역차별과 새로운 파벌을 초래할 수 있다. 목표는 특정 출신의 몫을 다른 출신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출신 자체가 인사를 좌우하지 못하는 군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줄서기’를 없애는 평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군 조직에서 상급자의 평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소수 지휘관의 평가가 사실상 진급을 좌우한다면 장교들이 임무 수행보다 인사권자에게 잘 보이는 데 집중하는 ‘줄서기 문화’가 형성될 위험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휘관 평가에 동료 및 하급자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는 다면평가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급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상급자에게만 좋은 평가를 받는 지휘관이나 특정 인맥에 의존해 핵심 보직을 이동하는 장교가 지속적으로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승진심사위원회의 특정 출신 편중을 방지하고, 보직의 성격에 따라 타군 인사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안전장치는 강력한 문민통제다. 쿠데타와 위헌적 군 동원을 방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특정 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헌법과 법률의 통제 밖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국방부의 문민화를 더욱 진전시키고 군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핵심 전투부대와 특수전력, 군 정보기관 등이 정상적인 지휘계통을 벗어나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되지 못하도록 대통령·국방부·합참·국회 사이의 견제 및 검증 절차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불법·위헌적 명령에 대한 군인의 복종 거부 원칙과 보고·신고·보호 체계 역시 보다 명확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군 개혁의 핵심은 ‘학교’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 이제 AI·반도체·조선·방산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걸맞은 군 개혁 역시 과거에 대한 정치적 반작용이나 단순한 조직 통폐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육군 중심, 육사 중심의 폐쇄적 인사문화가 존재한다면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그러나 그 해법이 반드시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관학교의 외형을 통합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군의 인사·평가·교육·지휘·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출신학교가 승진을 결정하지 않는 군, 사적 인맥보다 공식 지휘체계가 우선하는 군, 육·해·공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전장에서는 완벽하게 통합되는 군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군 개혁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안보의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통합이 곧 개혁’이라는 단순한 등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카르텔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를 통합했다가 오히려 육·해·공군 전체를 연결하는 더 거대한 카르텔을 만드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2024년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군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군 통수권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현행 헌정구조 아래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군 지휘권에 대한 민주적 견제장치가 충분한지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 특정 대통령 개인의 성향과 선의에 의존하는 통제는 제도적 통제가 아니다. 따라서 군 내부의 인사·지휘체계 개혁과 함께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못하도록 국회와 헌법기관의 실질적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도 논의해야 한다. 결국 군 개혁의 진짜 질문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아니다. “어떤 기준과 절차로 군인을 평가하고 지휘하는가,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군과 그 군을 지휘하는 정치권력을 누가, 어떤 제도로 통제할 것인가.” 대한민국 군 개혁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킬럼 리스트 : 유동기 원장
    • 정치
    • 보도자료
    2026-08-12

실시간 광주 · 전남 · 전북 · 청년 · 사회단체 기사

  •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 이문영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장이 그리는 상생의 미래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 이문영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장이 그리는 상생의 미래 ‘근면·자조·협동’을 기치로 1970년 시작된 새마을운동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시대의 변화에 맞춰 진화해왔다. 과거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경제발전을 뒷받침했던 새마을운동은 이제 공동체와 상생,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으며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 역시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다. 총회원 약 2,500명, 정식 회원 1,000명이 활동하는 북구새마을회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 복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교복나눔장터, 5·18 묘역 봉사, 취약계층 지원, 기후위기 대응 캠페인, 수해복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라는 새마을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삶의 중심이 된 새마을운동 이문영 회장이 처음부터 봉사활동에 깊이 관여했던 것은 아니다. 북구새마을회장 자리가 비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그러나 1년, 2년 봉사를 이어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저는 처음부터 깊이 생각하고 들어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1년 동안 봉사하다 보니 어느 순간 진심으로 새마을운동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새마을은 역사성이 깊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사업들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국민운동단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새마을회 활동의 핵심은 자발성이다.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봉사가 아니라 회원 스스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다. 이 회장 역시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새마을운동의 가치를 체득했다. “현재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어려운 이웃의 집을 청소하고 빨래를 돕는 생활밀착형 봉사부터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위한 캠페인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 사각지대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앞으로 저는 회원들과 함께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들을 추진해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를 진정한 의미의 국민운동단체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교복부터 수해복구까지…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나눔 상설교복나눔장터는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나눔 사업이다. 2015년부터 운영해온 이 사업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내 자원 공유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북구 지역 34개 중·고등학교의 교복 약 7,500벌을 보유하고 있어, 새 학기를 앞둔 시기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5·18 묘역 봉사도 빼놓을 수 없다.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17년 동안 5·18 묘역에서 참배객들에게 물을 제공하는 급수 봉사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광주에는 정말 많은 봉사단체가 있습니다만, 활동 내용과 사회에 미치는 효과에서는 우리가 최고라고 자신합니다.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김장봉사와 취약계층 지원 등 상시 진행하는 사업과 별개로, 재난 상황에서 더 돋보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광주광역시 북구를 덮친 수해 현장에서의 봉사 경험을 소개했다. “광주 북구는 도농복합지역으로 딸기와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광주 북구에 시간당 105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는데요, 이때 중흥동, 두암동, 양산동, 문흥동, 일곡동 등 북구 전역이 침수돼 많은 농가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광주광역시북구새마을회는 새벽부터 피해 현장에 나가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습니다.” 지역을 넘어선 연대도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힘이다. 다른 지역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면 회원들이 지원에 나서고, 북구에 재난이 닥치면 다른 지역 새마을회에서도 찾아와 힘을 보탠다. 최근에는 해외로도 봉사의 영역을 넓혔다. 광주광역시새마을회의 주도로 회원들이 기금을 마련해 베트남 빈민촌에 주택 두 채를 건립하고, 학용품과 쌀 등 생필품을 전달했다. 이제 이 회장에게 봉사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밥 먹듯, 숨 쉬듯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공동체, ‘수익과 나눔’이 함께하는 기업을 꿈꾸다 이문영 회장은 새마을운동이 봉사활동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봉사와 기업활동이 선순환하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다. 새마을회장으로서 쌓은 경험을 기업 경영에 접목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제가 경영하는 ㈜공동체는 기업의 수익 창출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입니다. 지난해 말에는 쿠웨이트 최대 원예·조경 전문기업인 잘잘라 그룹과 35만 달러 규모의 묘목 스마트팜 수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현재 현지에 묘목 스마트팜 시설을 구축하고 있으며, 향후 중동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사업은 무인음료 플랫폼 ‘카페온(CAFE ON)’이다. 카페온은 건물주가 보유한 유휴공간에 캡슐형 무인음료자판기를 무상으로 설치하고, 발생한 매출의 일정 부분을 공간 제공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에도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는 방식이다. 향후 무인음료 플랫폼 사업을 확대해 사회공헌 재원을 더욱 안정적으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봉사도 결국 예산이 있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이 있어야 봉사를 이어갈 수 있고, 그것을 더 발전시킬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그 수익이 다시 지역사회로 흘러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저는 앞으로 카페온을 통해 공동체의 행복과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나눔은 말이 아니라 실천… 지속가능한 봉사의 모델 이문영 회장이 그리는 새마을운동의 미래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지 않는다. 봉사와 기업,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고 수익과 나눔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다. “새마을의 정신은 나눔입니다. 나눔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해야 하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봉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려면 실질적인 혜택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카페온을 통해 나눔과 수익이 공존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제는 희생에만 의존하는 봉사가 아닌, 나와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다시 더 큰 나눔이 만들어지는 선순환적 나눔의 경제가 정답입니다.” 새마을운동이 지난 반세기 동안 시대의 요구에 맞춰 변화해왔듯, 이제 또 한 번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문영 회장이 꿈꾸는 ‘상생의 광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교복 한 벌을 나누고, 수해 현장에서 함께 땀을 흘리며, 해외의 어려운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그는 ㈜공동체와 카페온을 통해 봉사와 기업, 사람과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기업의 성장이 더 큰 나눔으로 이어지고, 그 나눔이 다시 공동체의 힘이 되는 실천의 문화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나가겠다는 포부다.
    • 기획
    • 심층취재 · 데이터뉴스 · 인터뷰 · 연속기획
    2026-10-07
  • 한국의 허리, 중산층이 무너졌다
    한 사회의 번영과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 가운데 하나는중산층이 얼마나 두터운가이다. 중산층은 내수시장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소비 주체이자 빈부격차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흡수하는 완충지대이며, 극단주의를 견제하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건강한 시민사회의 뿌리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경제성장의 이면에는‘중산층의 구조적 쇠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과거 199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사회는 두터운 허리를 자랑하는 전형적인 ‘다이아몬드형 구조’에 가까웠다.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자녀를 교육시키면서 조금씩 더 나은 삶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경제의 허리는 점차 얇아졌고 사회는 상층과 하층이 커지는 이른바‘모래시계형 구조’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이어진 중산층의 계단식 추락. OECD의 과거 한국 경제 관련 분석에서 중위소득의 50~150%를 중산층 범위로 적용하면 한국의 중산층 비율은 1990년 75.4%에서 2000년 71.7%, 2010년 67.5%로 하락했다. 20년 동안 7.9%포인트가 줄어든 것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같은 기간 중위소득 50% 미만의 저소득층 비율이 7.1%에서 9.3%, 다시 12.5%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중산층에서 이탈한 상당수가 상층으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후 기초연금과 각종 공적 이전소득이 확대되면서 2020년대에는 기준과 조사에 따라 통계상 중산층 규모가 60% 안팎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가운데 정말 6명이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느끼며 살고 있는가?” 현실의 대답은 크게 다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인식하는 응답이 40% 안팎에 머물거나 그보다 낮게 나타났다. 조사 시점과 질문 방식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이를 하나의 공식적인 ‘체감 중산층 비율’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객관적 소득분류와 국민의 생활 인식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OECD 소득통계만으로 국민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가. 여기서 ‘통계적 중산층’과 ‘체감 중산층’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OECD 등이 활용하는 중위소득 기준은 국가 간 비교와 소득분포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이 지표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소득 하나만으로 오늘날 한국 중산층의 실질적인 생활 수준과 경제적 안정성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월급은 중산층인데 수도권의 높은 주거비와 대출 원리금, 자녀 사교육비, 생활물가, 노후준비 비용을 내고 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거의 없는 가구가 존재한다. 소득은 중산층인데 자산보다 부채가 많을 수도 있다. 반대로 소득은 낮지만 부채 없는 주택과 상당한 금융자산을 보유한 은퇴가구도 존재한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한 소득 순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그 가구가 중산층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가’를 측정해야 한다. 미국의 SPM(Supplemental Poverty Measure)처럼 세금과 공적 지원뿐 아니라 주거비 등 필수적인 생활비 부담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려는 접근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주거비와 교육비다. 이른바하우스푸어(House Poor)와에듀푸어(Edu Poor)문제를 기존 소득통계만으로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자산 기반 중산층’도 측정해야 한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이자산 기반 중산층 지표(Asset-based Middle Class)다. 한국 가계는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단순히 아파트 한 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중산층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갑자기 소득이 끊겨도 부채를 제외한 유동성 금융자산으로 최소 3~6개월을 버틸 수 있는가?” 이것이 바로 가계의경제적 복원력(Economic Resilience)이다. 소득, 자산, 부채, 주거비, 교육비, 의료비, 노후준비, 비상자금을 함께 살펴보아야 비로소 대한민국 중산층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과거 프랑스에서 중산층의 생활상을 설명하면서 외국어, 악기, 스포츠, 사회활동 등 문화적 생활수준이 거론되었던 것처럼 중산층은 본래 소득만으로 정의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오랫동안 ‘안정적인 직장, 적정한 주거, 감당할 수 있는 교육비, 일정한 저축과 노후준비, 가족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여가’가 중산층 생활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평범하지만 안정된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체감 중산층 40% 시대가 던지는 경고. 따라서 공식 소득통계와 별도로 국민의 주거·부채·교육·노후·소비여력을 종합하는‘한국형 체감 중산층 지수’를 국가 차원에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1990년대 국민 다수가 가졌던 중산층 진입과 유지에 대한 기대는 크게 약화됐고, 오늘날 자신을 중산층으로 느끼는 국민의 비중은 여러 조사에서 공식 소득통계보다 현저하게 낮게 나타난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것은 중산층 붕괴가 단순히 개인의 삶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소비가 감소한다. 소비가 감소하면 자영업과 중소기업의 매출이 감소하고, 다시 고용과 임금이 줄어든다. 결국중산층 감소 → 소비 위축 → 내수 침체 → 고용 감소 → 다시 중산층 감소라는 악순환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악순환의 마지막에는 훨씬 심각한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이다. 중산층의 붕괴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위기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결국 다수의 국민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고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납부할 수 있다는 전제 위에서 유지된다. 그런데 안정적인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가 줄고 저소득·불안정 노동자가 늘어나면 보험료를 안정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계층도 약해진다. 반대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연금과 의료에 대한 지출 수요는 증가한다. 즉, 내는 사람의 기반은 약해지는데 받아야 할 사람과 지출은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중산층 문제는 단순한 ‘분배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사회보험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국가 생존의 문제다. 보수도 진보도 중산층을 충분히 지키지 못했다. 지난 30여 년간 보수 정부는 대체로 공급과 시장의 활력을 강조했다. 기업의 세부담과 규제를 줄여 투자를 확대하면 일자리가 증가하고 성장의 과실이 가계로 전달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을 거치면서 기업의 성장이 과거처럼 국내 고용 증가와 직접 연결되지 않는‘고용 없는 성장’문제가 커졌다. 대기업이 성장해도 그 성과가 중소기업과 근로자의 실질소득 증가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다면 성장만으로 중산층을 복원하기 어렵다. 반면 진보 정부는 소득과 분배, 복지 확대를 통한 포용성장을 강조했다. 가계소득을 높여 소비를 증가시키고 그것이 다시 경제를 성장시키는 선순환을 만들겠다는 접근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수용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급격한 정책 변화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울 수 있었고, 노동시장 내부의 갈등도 만들어냈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서는 공급·수요·금융·세제라는 복합적인 시장구조보다 규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가격 불안과 자산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다. 결국 지난 30년의 정책을 되돌아보면 한쪽에서는 기업 경쟁력을, 다른 한쪽에서는 저소득층 지원을 강조했지만 정작 그 사이에서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내고 주택대출과 교육비를 부담하면서 국가 경제를 떠받쳐온중산층 자체를 복원하기 위한 종합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AI 시대, 양극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AI와 로봇, 플랫폼 경제의 확산은 생산성을 크게 높이겠지만 그 부가가치가 빅테크와 자본 보유자에게 집중될 경우 기존의 소득·자산 양극화를 더욱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수십 년에 걸쳐 바꾸었던 노동시장을 AI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바꿀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보수냐 진보냐의 선택이 아니다. 보수의 시장 활력과 기업 유연성, 진보의 공정한 성과 공유와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결합하는 실용적 대타협이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 협력사와 근로자에 대한 성과 공유가 확대될수록 세제상 혜택을 주는 정밀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물가가 오르면 근로자의 명목임금만 올라 세부담이 증가하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소득세 과표구간의 현실화와 물가연동 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주거비가 중산층의 가처분소득을 집어삼키지 않도록 수요가 있는 지역에 실질적인 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 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노후비용이라는 ‘4대 고정비’를 줄이는 것 역시 중산층 정책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국가가 매년 발표하는 소득분포 통계와 별도로소득·순자산·부채·주거비·교육비·가처분소득·비상자금·노후준비를 종합한 ‘한국형 중산층 생활안정지수’를 만들어야 한다. 정책의 목표 역시 단순히 ‘중산층 비율 몇 %’가 아니라, “평범하게 일하는 국민이 평범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나라” 를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지난 30년의 정권 교체는 이념으로 무장한 어느 한쪽의 경제정책만으로는 중산층을 되살릴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튼튼한 허리가 없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도, 건강한 복지도 불가능하다. 이제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중심을 정치적 이념에서 국민의 실제‘삶을 유지할 능력’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중산층 복원은 복지정책 하나를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허리를 다시 세우는 국가 재건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 칼럼리스트의 평론 |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는 수많은 경제정책을 경험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성장과 분배의 우선순위가 바뀌었고, 부동산·세금·복지·노동정책도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열심히 일하면 내 삶이 조금씩 나아지는가.” 이 질문에 국민 다수가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면 아무리 GDP가 증가하고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해도 성공한 경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나는 중산층을 특정한 소득구간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집단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은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직장을 잃어도 몇 달은 가족을 지킬 수 있고,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해 노후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평생을 빚에 묶이지 않고, 은퇴 후 병원비 때문에 자녀에게 손을 벌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사회의 다수를 차지해야 대한민국은 건강하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가 발표해야 할 것은 단순한 ‘중산층 60%’라는 숫자가 아니다. 그 60%가 실제로 얼마나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지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 소득은 얼마인지, 부채를 빼고 남은 자산은 얼마인지, 주거비와 교육비를 내고 실제 얼마를 소비할 수 있는지, 갑자기 소득이 끊겼을 때 몇 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 노후를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이고 살아 있는 통계다. 중산층의 붕괴를 방치하면 그 대가는 결국 모든 국민에게 돌아온다. 소비가 무너지고 자영업이 무너지며 출산은 더욱 줄어들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떠받칠 안정적인 납부 기반도 약화된다. 반대로 중산층이 다시 두터워지면 소비가 살아나고 기업의 내수시장이 커지며 세수와 사회보험의 기반도 함께 튼튼해진다. 그래서 나는‘중산층 복원’을 향후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최상위 국가 목표로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보수의 정책이라서 배척해서도 안 되고 진보의 정책이라서 반대해서도 안 된다. 시장에 필요한 것은 시장에 맡기되 국가가 반드시 개입해야 할 곳에는 과감히 개입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정책의 새로운 기준은 좌도 우도 아닌‘국민의 삶’이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 무너진 대한민국의 허리를 다시 세우는 것. 그것이 저성장과 저출생, 내수침체와 사회보험의 위기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중산층을 살리는 것이 결국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 정치
    • 경제
    2026-08-23
  • 물가만 올랐는데 세금도 늘었다
    (유동기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칼럼] 물가만 올랐는데 세금도 늘었다: '브래킷 크리프'와 조세 정의 월급은 제자리걸음인데 통장에 찍히는 세금은 늘었다는 직장인들의 하소연이 끊이지 않는다. 물가는 오르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소폭 인상된 소득은 실질 구매력을 전혀 늘려주지 못한다. 그러나 세금 계산서의 사정은 다르다.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못해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브래킷 크리프는 명목소득 증가로 인해 실질 소득의 개선이 없음에도 더 높은 과세표준 구간으로 이동하여 세 부담이 가중되는 '자동적 실질 증세'다. 명시적인 법 개정 없이 세수가 자동으로 늘어나므로 유리지갑 근로소득자에게는 실질 소득 감소라는 명백한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이는 누진세율 구조 아래에서 중산층의 조세 저항을 심화시키고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을 부추긴다. 물론 재정 당국이 물가연동제 도입에 미온적인 이유도 존재한다. 물가연동제를 시행할 경우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세수 증가폭이 제한되어 국가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고, 복지 및 경제 대응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또한, 소득세가 가진 '경기 자동 안정화 기능'(물가 상승 시 세금을 더 거둬 시중 통화량을 흡수하는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여진다. 그러나 이러한 반론은 재정 운용의 편의를 국민의 실질 소득 희생보다 우선시하는 본말전도다. 재정 건전성 확보는 엄정한 지출 구조조정과 정당한 법적 세율 개정을 통해 달성해야지, 물가 상승에 얹혀가는 '은밀한 불로 세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경기 자동 안정화 효과 역시 가계의 처분가능소득을 과도하게 침식하여 내수 수렁을 깊게 만드는 민간 소비 위축 부작용에 비하면 그 정당성이 약하다. 세수 감소 우려 또한 과세표준과 인적공제의 단계적 연동이나 주기적 과세표준 재조정의 정례화로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조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 두 가지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첫째, 소득세 물가연동제(Tax Indexation)의 단계적 도입이다. 미국, 영국 등 주요 OECD 국가처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연동하여 과세표준 구간과 각종 인적공제 한도를 자동 조정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착시 증세를 제거하는 것이 조세 형평의 출발점이다. 둘째, 주기적 과세표준 재조정의 법제화다. 완전 연동제가 세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있다면, 최소 3년 단위로 누적 물가상승률을 평가해 과세표준을 의무적으로 재검토하고 조정하는 정례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조세의 기본 원칙은 '담세력에 따른 과세'다. 물가 상승에 밀려 세금 구간만 올라가는 구조를 방치하는 것은 정당한 과세가 아닌 '조용한 수탈'에 가깝다. 지속 가능한 재정과 국민적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브래킷 크리프를 완화할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
    • 지역
    • 광주 · 전남 · 전북 · 청년 · 사회단체
    2026-08-22
  • 민주당 전당대회 혁신 10대 제안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전당대회가 끝나면 후보들은 서로 손을 잡습니다. 승자는 "원팀"을 이야기하고 패자는 "당의 승리를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합니다.그러나 정말 그것으로 끝난 것일까요?아닙니다.후보들은 화해할 수 있어도 그 후보들을 지지하며 몇 달 동안 싸웠던 당원들의 감정은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저 역시 이번 전당대회를 지켜보고 참여하면서 이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의 갈등도 큰데 같은 민주당 안에서도 어느 후보를 지지했느냐에 따라 서로를 공격하고 불신하게 됩니다.때로는 진보와 보수의 차이보다 같은 당 안에서 만들어진 감정의 골이 더 깊습니다.그렇다면 이제 전당대회 제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선호투표 방식 등 새로운 선출제도가 이미 시행됐습니다.따라서 또 다른 투표방식을 만드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투표방식이 아니라 전당대회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제1안. 전국 순회경선을 '전국 정책대회'로 전환전국을 돌면서 같은 정치연설을 반복하는 방식을 바꿉시다.광주·전남에서는 지역균형발전과 산업정책,부산·울산·경남에서는 제조업·해양산업,충청에서는 과학기술과 국가행정,수도권에서는 주거·교통·일자리,강원·제주에서는 관광·환경·지역소멸을 놓고 경쟁하는 것입니다.후보는 지역마다 그 지역에 대한 정책을 반드시 발표하도록 합니다.전당대회가 세력 과시의 무대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경연장이 되어야 합니다.제2안. '공동해법 토론' 도입후보들이 서로의 약점을 공격하는 토론만 하지 말고 일정 시간은 함께 답을 만들어야 합니다.예를 들어 청년정책 토론 마지막 20분 동안 후보들에게 요구합니다."네 후보가 합의할 수 있는 청년정책 세 가지를 지금 합의하십시오."합의하지 못했다면 무엇 때문에 합의하지 못했는지도 국민에게 설명하게 합니다.당대표에게 필요한 능력은 상대방을 이기는 능력만이 아닙니다.생각이 다른 사람과 합의를 만들어내는 능력 역시 지도자의 중요한 자격입니다.제3안. 후보 간 '장점 평가제'마지막 TV토론에서 모든 후보에게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본인을 제외한 후보 가운데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입니까?""그 후보에게서 무엇을 배우고 싶습니까?""당대표가 된다면 경쟁 후보의 어떤 정책을 받아들이겠습니까?"상대 후보를 칭찬하는 것이 정치적 손해가 되는 전당대회가 아니라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할 줄 아는 후보가 좋은 평가를 받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야 합니다.제4안. 마지막 72시간 '통합기간'전당대회 마지막 72시간에는 새로운 네거티브와 인신공격을 제한합니다.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정책 그리고 통합방안만 이야기하도록 합니다.마지막 합동연설회의 공통 주제도 하나로 정합니다."나를 지지하지 않은 당원들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전당대회의 마지막 장면만큼은 상대를 공격하는 모습이 아니라 함께 갈 방법을 제시하는 모습이어야 합니다.제5안. 무작위 '당원 숙의배심원단' 도입해외에서 발전하고 있는 시민의회와 숙의민주주의의 장점을 정당 내부에 도입할 수 있습니다.지역·연령 등을 고려해 당원 가운데 일정 규모를 무작위로 선정합니다.이들에게 충분한 후보 정책자료와 객관적인 설명자료를 제공합니다.후보들과 직접 질의응답도 실시합니다.그리고국가경영능력,경제정책,외교·안보,청년정책,통합능력,도덕성과 책임성,미래비전등을 평가하도록 합니다.평가 결과는 전당대회 공식자료로 전체 당원에게 공개합니다.처음부터 투표 결과에 높은 비율로 반영하기보다 당원들이 투표하기 전에 참고하는 공적 검증자료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제6안. 후보자 '공통 국정시험'당대표 후보라면 정치적 연설 능력만으로 평가받아서는 안 됩니다.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국가 현안을 제시합니다.예를 들어"청년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한다면?""미·중 갈등이 격화된다면?""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다시 급등한다면?""북한과 군사적 긴장이 발생한다면?""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다면?"같은 상황을 제시하고 일정 시간 안에 해결방안을 발표하도록 합니다.누가 말을 잘하는지를 넘어 누가 실제로 국가와 정당을 운영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제7안. 낙선후보 '우수공약 승계제'선거에서 사람이 패했다고 정책까지 패배할 이유는 없습니다.각 후보의 대표 공약을 전문가와 당원이 평가합니다.그 가운데 높은 평가를 받은 정책은 당대표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새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검토하도록 합니다.예를 들어 낙선 후보가 제안한 청년정책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새 지도부가 그것을 당 정책으로 채택할 수 있습니다.그러면 그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도 느낄 수 있습니다."우리 후보는 졌지만 우리가 꿈꿨던 정책은 민주당에 남았다."이것이 진정한 통합입니다.제8안. '민주당 미래전략회의' 설치당대표 선거에서 의미 있는 지지를 받은 경쟁 후보들의 정치적 역량을 선거 다음 날부터 버려서는 안 됩니다.새 당대표와 경쟁 후보들이 일정 기간 참여하는 민주당 미래전략회의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다만 이것은 자리를 나눠 갖는 기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경제,외교안보,청년,AI·미래산업,지역균형발전,정치개혁등 민주당의 중장기 전략을 연구하는 기구로 운영해야 합니다.선거에서 패배했다고 그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의 생각까지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제9안. 선거 1~2주 후 '통합 전당대회'우리 정치에서는 선거 당일 승자가 결정되면 모든 행사가 끝납니다.저는 오히려 그때 새로운 과정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선거 1~2주 후 민주당 통합대회를 개최합니다.여기에는 당선자와 낙선자뿐 아니라 각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들도 참여합니다.당대표는 경쟁 후보들의 정책 가운데 어떤 것을 받아들일 것인지 발표합니다.낙선 후보들은 새 지도부와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 것인지 밝힙니다.그리고 각 후보 지지자 대표가 함께 공동선언문을 발표합니다.후보들끼리 손잡는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화합하는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입니다.제10안. '전당대회 통합지수' 공개가장 획기적으로 제안하고 싶은 부분입니다.우리는 전당대회를 평가할 때 항상 득표율만 봅니다.앞으로는 다른 숫자도 측정해야 합니다.전당대회 전과 후에 당원을 대상으로 조사합니다."다른 후보 지지자를 같은 당의 동지로 생각하는가?""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다른 후보의 좋은 정책을 새 지도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이 더 단결했다고 생각하는가?"이를 지수화해 '민주당 통합지수'로 공개합니다.전당대회 전 70점이었던 통합지수가 선거 후 52점으로 떨어졌다면 그 전당대회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반대로 치열하게 경쟁했음에도 70점에서 78점으로 올라갔다면 성공한 전당대회입니다.지도부 선출의 성공 여부를 누가 이겼느냐가 아니라 당이 얼마나 강해졌느냐로 평가하자는 것입니다.결국 바꾸어야 하는 것은 '선거의 목적'입니다우리는 그동안 전당대회의 목적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누가 당대표가 될 것인가."물론 중요합니다.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전당대회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이 경쟁을 통해 민주당이 더 강해졌는가."저는 이번 전당대회를 경험하면서 후보들 사이의 화합보다 더 어려운 것이 그 후보들을 지지했던 당원들의 화합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정치인들은 필요하면 다음 날 악수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지지자들의 상처는 오래 남습니다.그 상처가 반복되면 어느 순간 같은 당원인데도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그것은 민주당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에도 좋지 않습니다.정치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제거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그래서 저는 앞으로 성공한 전당대회를 이렇게 정의했으면 합니다.가장 강한 후보를 뽑은 전당대회가 아니라경쟁했던 사람들이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만든 전당대회.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내 후보가 패배했더라도"그래도 나는 민주당원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드는 전당대회.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정당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 정치
    • 정치
    2026-08-16
  • 집값은 숫자가 아니라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잡는다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정부가 13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신규택지 확보, 공공택지 사업기간 단축, PF를 비롯한 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 등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 정책의 중심이 세금과 대출을 통한 수요 억제에서‘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공급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23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숫자가 아니다.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언제 집이 나오는가”가 중요하다. 착공은 공급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해도 택지 발표에서 지구지정, 보상, 인허가, 착공, 준공을 거쳐 실제 국민이 입주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단어가 있다. ‘착공’이다.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몇 년 뒤 공사를 시작할 집이 아니라 지금부터 1년, 2년, 3년 후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집이다. 따라서 정부는 총 공급계획과 함께2027년·2028년·2029년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어느 지역에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대한민국 주택 입주 캘린더’로 만들어 매월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정책의 성과를 발표 물량이 아니라 실제 입주 물량으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서울 한 채와 수도권 외곽 한 채는 같지 않다! 또 하나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부동산에서 주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서울 강남의 한 채, 마포의 한 채, 수도권 외곽의 한 채가 시장에서 동일한 한 채일 수 없다. 일자리와 교육, 교통, 의료, 문화시설이 집중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공급부족을 수도권 외곽 신도시만으로 해결하려 한다면수도권 전체 주택 수는 증가하는데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공급정책을 성공시키려면 '얼마나 많이 짓느냐' 못지않게'어디에 짓느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을 투기가 아닌 공급의 관점에서 보자! 서울에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답은 기존 도시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고밀개발, 준공업지역 재편, 노후 상업지역의 주거복합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증가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다. 민간에게 사업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그 대가로 늘어난 주택 가운데 일부를 청년주택·공공주택·장기임대주택으로 확보하면 된다. 민간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반드시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민간에게 이익을 허용하되 그 이익의 조건을 '더 많은 주택 공급'으로 만들면 된다. 대출을 막으면 현금부자가 유리해진다! 정부가 반드시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금융정책이다. 투기성 대출을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대출을 막는 것이 과연 공정한 정책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주택을 두 사람이 사려고 한다. 한 사람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등을 포함해 현금 8억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은 현금 2억원밖에 없지만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소득이 있는 30대 청년이라고 가정해보자. 대출을 강하게 막으면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는가. 결국 현금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다. 이것은 투기를 막는 과정에서 오히려자산이 없는 청년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금융규제 역시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의 투기 목적 대출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되 무주택자·생애최초 구매자·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는소득과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금융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매매만 잡다가 전월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월세 시장도 함께 봐야 한다. 임대인에 대한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기존 주택이 임대시장에서 빠지거나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 결국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의 목적은 임대인을 벌주는 것도,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명분만 내세우는 것도 아니어야 한다. 좋은 임대주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장기임대를 유지하는 임대인에게 합리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년과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역세권·대학가·산업단지 주변에는 소형 임대주택을 대폭 공급해야 한다. 부동산은 세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와 완화를 반복했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을 올리고 대출을 막았다.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규제를 풀었다. 그리고 시장이 살아나 가격이 오르면 또다시 규제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정책을 신뢰하기보다다음 정부가 정책을 또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은 세금도 대출도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정부가 국민에게 만들어야 할 믿음은 하나다. “지금 집을 사지 않아도 앞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집이 계속 공급될 것이다.” 이 믿음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오늘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불안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아무리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해도 국민이 “결국 서울에는 집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격 상승기에 다시 매수세가 몰릴 수밖에 없다. 이제 부동산 정책의 질문을 바꾸자! 정부의 이번 공급 확대 방향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공급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를 이동시키는 것은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몇 채를 공급할 것인가”에서 “어디에 언제 입주할 집을 만들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역세권과 도심의 용적률을 과감하게 높이며, 민간이 주택을 공급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대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는 공공이 환수해 청년주택과 공공주택으로 돌려야 한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상환능력에 맞는 금융의 길을 열어주고 투기성 금융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매달 국민에게 실제 입주물량을 공개해야 한다. 결국 좋은 부동산 정책은 집값을 억지로 누르는 정책이 아니다. 집값이 급등할 이유를 없애는 정책이다. 집이 부족하면 집을 짓고,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이 부족하면 그곳에 더 많이 짓고, 청년에게 자산이 부족하면 투기가 아닌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의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이 이제는 이념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을 가진 국민과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갈라놓는 정치가 아니라,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에게 실제 집이 공급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정부에서 실제 입주할 집을 만드는 정부로. 집값을 억누르는 정책에서 국민의 집 걱정을 줄이는 정책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다시“열심히 일하면 나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앞으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방향이다. 이문영 |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 정치
    • 경제
    2026-08-13
  • 3군 사관학교 통합, ‘더 큰 카르텔’을 만들 수 있다
    (유동기 원장) 최근 국방부를 중심으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인구절벽에 따른 장교 수급 문제에 대응하고, 시설과 인력의 중복을 줄이며, 미래 다영역작전(MDO)에 필요한 합동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명분이다. 여기에 과거 군사 쿠데타 과정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경험을 들어, 사관학교의 순혈주의와 파벌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폐쇄적인 출신주의를 타파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사관학교를 물리적으로 통합한다고 해서 군 내부의 파벌과 카르텔이 사라지는가.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제도를 잘못 설계할 경우 육·해·공군 전체를 아우르는 더욱 강력한 ‘통합 사관학교 카르텔’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쿠데타의 원인을 ‘육사’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현대사의 군사 개입은 분명 뼈아픈 역사다. 그러나 그 원인을 단순히 특정 사관학교의 존재로 환원하는 것은 역사적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 5·16 군사정변이 발생한 1961년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한국은 1950~1953년 6·25전쟁을 겪으며 일인당 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으로 국토와 산업 기반이 크게 파괴됐다. 전쟁을 거치면서 군의 규모가 10 만에서 60만으로 급격하게 팽창했고 장교단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그러나 전쟁 이후 군의 팽창 속도가 둔화되면서 진급과 주요 보직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됐다. 국군 창설 초기에는 일본군·만주군·광복군·중국군 등 서로 다른 경력을 가진 장교들이 혼재했고, 출신과 인맥을 둘러싼 갈등도 존재했다. 일부 소장 장교들은 군 수뇌부의 퇴진과 인사 개혁을 요구하는 이른바 ‘정군운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군 내부의 갈등과 불만은 4·19혁명 이후의 정치·사회적 불안, 경제적 빈곤과 실업 문제 (특히, 청년실업과 대학생 취업난)등과 맞물렸다. 물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5·16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육사 출신이었기 때문’이라는 하나의 변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12·12 역시 군 내부의 인사와 사조직 문제가 핵심이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역시 마찬가지다. 10·26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권력 공백이 발생했고, 군 지휘권을 둘러싸고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과 기존 군 수뇌부 사이의 충돌이 격화됐다. 그 중심에는 ‘하나회’라는 군내 사조직이 있었다. 하나회의 형성에는 정규 육사 출신이라는 강한 동질감과 기수문화, 인사와 진급을 둘러싼 이해관계, 지역적 연고, 권력과의 유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교육기관이 분리돼 있었다는 데 있지 않았다. 출신과 기수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적 네트워크가 군의 공식적인 인사·지휘체계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구조가 핵심 문제였다. 5·16과 12·12는 시대적 배경과 주도 세력, 전개 양상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정치·사회적 불안과 함께 군 내부의 인사 갈등과 폐쇄적인 인맥 구조가 군의 정치 개입을 가능하게 한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4년 비상계엄은 과거 군사정변과 구조가 다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는 5·16이나 12·12와는 다른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군 출신이 아니라 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따라서 군 내부 세력이 스스로 조직화해 정권을 탈취했던 과거 군사정변과 동일한 구조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군 밖의 정치권력이 군 지휘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며, 이를 차단해야 할 제도적 견제장치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는가라는 문제다. 2024년 비상계엄을 둘러싸고 ‘친위 쿠데타’, ‘내란’ 등 여러 정치적·법적 평가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개념의 최종적인 법적 적용은 사법적 판단에 따라 엄밀하게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군부가 정치권력을 탈취하려 했던 5·16이나 12·12와 달리, 2024년 사태는 이미 집권하고 있던 정치권력과 군 지휘부 일부의 관계 속에서 군 병력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발생 구조가 다르다. 따라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화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대한민국에서 왜 비정상적인 군 동원이 다시 가능했는가. 당시 국방·군 지휘라인을 둘러싸고 개인적 친분과 학연, 인사 관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쿠데타와 위헌적 군 동원을 막는 핵심은 특정 사관학교의 존폐보다 군 지휘체계와 인사 시스템, 정보·특수전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있다. 사관학교를 합치면 파벌이 없어지는가? 통합 사관학교를 만들면 파벌 문화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오히려 매년 육·해·공군의 생도들이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장기간 함께 생활한다면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한 동문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육사·해사·공사가 각각의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통합 이후에는 육·해·공군 전체를 연결하는 단일 동문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다. 즉 카르텔을 해소하려다 오히려 전군 단위로 확장하는 일종의 ‘카르텔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 수준의 합동전력을 운용하는 미국이 웨스트포인트,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합동성은 반드시 ‘동일한 교육기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각 군은 육상·해상·공중이라는 서로 다른 전장 환경과 무기체계, 작전교리 및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발전시킨 뒤 이를 실제 작전에서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진정한 합동성은 동문 네트워크의 통합이 아니라 작전 수행의 동기화(Synchronization)에서 비롯된다. 생도 통합보다 영관급 합동교육을 강화하자 20대 초반의 생도들을 하나의 기관에 모으는 것보다 실제 합동작전을 기획하고 지휘하는 영관급 장교들의 합동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더욱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각 군에서 충분한 실무 경험을 축적한 장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합동교육을 실시하고 합동작전·사이버·우주·무인체계·AI 등 미래 다영역작전을 실제로 설계하고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출신학교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장교들이 실제 작전환경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합동교육의 본질이다. 더 시급한 것은 인사 시스템 개혁이다. 군 내부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것은 사관학교의 간판이 아니라 인사와 보직 시스템이다. 사관학교·ROTC·3사관학교·학사장교 등 출신 경로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장교가 주요 보직과 교육 기회를 공정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국방부·합참·각 군 본부의 핵심 정책·작전·인사 보직에 특정 출신이 과도하게 집중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직 선발의 기준과 절차 역시 보안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외 대학 석·박사 위탁교육, 국방대학교 및 합동교육 등 장기적으로 진급과 주요 보직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 기회 역시 출신이 아니라 능력·성과·전문성을 중심으로 부여해야 한다. 다만 기계적인 출신별 할당제는 또 다른 역차별과 새로운 파벌을 초래할 수 있다. 목표는 특정 출신의 몫을 다른 출신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출신 자체가 인사를 좌우하지 못하는 군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줄서기’를 없애는 평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군 조직에서 상급자의 평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소수 지휘관의 평가가 사실상 진급을 좌우한다면 장교들이 임무 수행보다 인사권자에게 잘 보이는 데 집중하는 ‘줄서기 문화’가 형성될 위험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휘관 평가에 동료 및 하급자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는 다면평가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급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상급자에게만 좋은 평가를 받는 지휘관이나 특정 인맥에 의존해 핵심 보직을 이동하는 장교가 지속적으로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승진심사위원회의 특정 출신 편중을 방지하고, 보직의 성격에 따라 타군 인사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안전장치는 강력한 문민통제다. 쿠데타와 위헌적 군 동원을 방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특정 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헌법과 법률의 통제 밖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국방부의 문민화를 더욱 진전시키고 군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핵심 전투부대와 특수전력, 군 정보기관 등이 정상적인 지휘계통을 벗어나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되지 못하도록 대통령·국방부·합참·국회 사이의 견제 및 검증 절차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불법·위헌적 명령에 대한 군인의 복종 거부 원칙과 보고·신고·보호 체계 역시 보다 명확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군 개혁의 핵심은 ‘학교’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 이제 AI·반도체·조선·방산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걸맞은 군 개혁 역시 과거에 대한 정치적 반작용이나 단순한 조직 통폐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육군 중심, 육사 중심의 폐쇄적 인사문화가 존재한다면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그러나 그 해법이 반드시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관학교의 외형을 통합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군의 인사·평가·교육·지휘·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출신학교가 승진을 결정하지 않는 군, 사적 인맥보다 공식 지휘체계가 우선하는 군, 육·해·공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전장에서는 완벽하게 통합되는 군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군 개혁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안보의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통합이 곧 개혁’이라는 단순한 등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카르텔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를 통합했다가 오히려 육·해·공군 전체를 연결하는 더 거대한 카르텔을 만드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2024년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군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군 통수권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현행 헌정구조 아래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군 지휘권에 대한 민주적 견제장치가 충분한지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 특정 대통령 개인의 성향과 선의에 의존하는 통제는 제도적 통제가 아니다. 따라서 군 내부의 인사·지휘체계 개혁과 함께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못하도록 국회와 헌법기관의 실질적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도 논의해야 한다. 결국 군 개혁의 진짜 질문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아니다. “어떤 기준과 절차로 군인을 평가하고 지휘하는가,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군과 그 군을 지휘하는 정치권력을 누가, 어떤 제도로 통제할 것인가.” 대한민국 군 개혁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킬럼 리스트 : 유동기 원장
    • 정치
    • 보도자료
    2026-08-12
  • 송영길 후보님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송영길 후보님께. 후보님께 이 글을 드리는 이유는 이번 당대표 선거를 말씀드리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저는 후보님께서 더 큰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당대표는 당원이 선택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합니다. 그리고 국민은 어느 날 갑자기 한 사람을 국가의 지도자로 선택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그 사람이 보여준 삶과 태도, 그리고 국민을 대하는 마음을 보고 선택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전당대회가 후보님의 정치 인생에서 하나의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에 다시 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후보님. 정치인은 국민의 환호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물 속에서 성장합니다. 선거는 끝이 있지만 국민의 삶은 끝이 없습니다. 선거가 끝난 다음 날에도 청년은 취업을 걱정하고, 소상공인은 가게 문을 열며, 농민은 새벽부터 논으로 나갑니다. 그들의 삶은 정치 일정과 관계없이 계속됩니다. 그 곁을 지키는 정치인이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그러한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27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도 복수보다 화해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권력을 얻기 위해 국민을 이용하지 않았고, 국민을 사랑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은 그를 대통령 이전에 국민의 지도자로 기억합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남북전쟁이라는 가장 큰 갈등 속에서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승리를 말하기보다 국민의 상처를 먼저 보듬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습니다. 바츨라프 하벨은 체코 민주화를 이끈 뒤 "정치는 권력을 행사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도덕적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정치에는 늘 국민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많은 시련과 긴 야당 생활을 거쳤지만 국민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정치의 문턱을 낮추려 했고, 지금도 많은 국민이 그의 진정성을 기억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습니다. 국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후보님. 저는 후보님께서도 그런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국민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당대표가 되지 못하더라도 더욱 깊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청년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십시오.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불안을 함께 고민해 주십시오. 농민과 어민의 땀을 이해해 주십시오.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한숨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이 사람을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저는 그것이 지도자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후보님께 한 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누구보다 먼저 준비하는 정치인이 되어 주십시오.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신. 반도체와 첨단산업.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저출생과 인구 감소. 지역균형발전.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외교와 안보. 이 모든 과제를 가장 먼저 공부하고, 가장 먼저 국민에게 설명하며, 가장 먼저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되어 주십시오. 국민은 과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지도자보다 미래를 가장 먼저 준비하는 지도자를 선택합니다. 후보님. 정치는 결국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직업이 아닙니다. 국민을 사랑하는 직업입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면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먼저 사랑하면 언젠가는 국민도 그 마음을 알아줍니다. 부디 후보님의 하루가 선거 일정으로만 채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루 한 사람이라도 국민을 만나십시오. 하루 한 가지라도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을 고민하십시오. 하루 한 번이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십시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국민은 후보님을 단지 한 정당의 정치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는 지도자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후보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정치의 시작"이라는 삶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걷는 사람이었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절망 속에서도 국민에게 희망을 잃지 않았고, 앙겔라 메르켈은 16년 동안 화려한 언변보다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독일 국민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시대와 나라는 달랐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권력보다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입니다. 후보님께서도 앞으로의 모든 정치 일정에서 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던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나의 행동은 국민의 신뢰를 더 두텁게 만들었는가?" 그 질문에 매일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당대표 선거의 결과와 관계없이 후보님의 정치적 자산은 계속 커질 것입니다. 저는 후보님께서 그 길을 걸어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감히 이 글을 올립니다. 부디 이번 선거의 결과에만 마음을 두지 마십시오. 더 큰 목표를 향해, 더 긴 호흡으로, 국민 곁을 쉼 없이 걸어가 주십시오. 국민의 사랑을 받기보다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를 끝까지 실천해 주십시오. 그 길은 때로는 멀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국민을 끝까지 사랑한 지도자를 기억했습니다. 후보님께서도 그러한 지도자로 대한민국 역사에 남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늘 후보님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하며, 저 또한 미력하나마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미래를 연구하며, 정책을 고민하는 작은 동반자로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 정치
    • 정치
    2026-07-24
  • 칼럼 | 검찰 수사의 끝에서 다시 묻는다, 대장동은 무엇을 남겼는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재명 대통령만큼 오랜 기간, 그리고 전방위적인 수사를 받은 정치인이 있었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사업,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송금, 법인카드 사용 의혹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이 집계한 기준으로 300회가 넘는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다. 대장동 사건 하나만 보더라도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 여러 검찰 조직이 동시에 투입되었고, 검사 수십 명과 수사관을 포함하면 수백 명의 수사 인력이 동원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수사 규모만 놓고 본다면 대한민국 헌정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다. 그렇다면 이제는 냉정하게 질문해야 한다. 그토록 막대한 국가 수사 역량이 투입된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대장동 사건은 여전히 국민들에게 '무언가 거대한 비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국민이 가져야 할 기준은 인상이 아니라 사실이다. 실제로 여러 사건은 재판을 거치며 당초 제기되었던 혐의가 그대로 인정되지 않았다. 물론 일부 사건은 아직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판단이 남아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주장을 단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법원의 판단과 확인된 사실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칙이다. 대장동 사업의 본질 역시 당시의 경제 상황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2014~2015년 당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는 전혀 달랐다. PF 대출도 쉽지 않았고, 미분양 위험이 현실적으로 존재했으며, 지방정부가 직접 개발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하면 수천억 원의 재정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남시는 공공이 일정한 확정이익을 확보하고 사업 위험은 민간이 부담하는 구조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후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민간 사업자의 이익이 예상보다 커졌고, 이를 두고 오늘날까지도 "왜 초과이익 환수장치를 두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당시 시장 상황에서는 확정이익을 우선 확보하는 것이 지방정부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 역시 존재한다. 결국 핵심은 사후적으로 나타난 결과만으로 당시의 정책 판단을 모두 범죄로 연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정책 실패와 형사 범죄는 구분되어야 한다. 검찰은 이러한 구조를 두고 민간업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이 배임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반대 입장에서는 공공이 확정이익을 확보하고 사업 리스크를 민간이 부담하도록 한 구조 자체가 당시 여건에서는 현실적인 정책 결정이었다고 본다. 이 논쟁은 결국 정책적 판단의 영역인지, 형사처벌의 대상인지에 대한 시각 차이로 이어진다. 더욱이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과 관련해서도 장기간의 압수수색과 수사가 이어졌고, 많은 국민들은 "과연 이러한 규모의 수사가 비례성을 갖춘 것이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수사의 정당성은 필요하지만, 국가 권력이 행사하는 강제수사 역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균형과 비례성을 갖추어야 한다. 검찰개혁 논의 역시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과 일정한 정치적 타협을 했다는 식의 추측성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나 확인된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치에서 의혹은 제기될 수 있지만, 근거 없는 추정이 반복되면 결국 민주주의 전체가 손상된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 시절 이재명 당시 대표는 가장 강도 높은 검찰 수사의 대상이었다. 그 과정 자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정치세력 내부에서조차 사실 확인 없는 유착설을 반복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혼란만 줄 뿐이다. 대목에서 송영길 후보의 정치적 행보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송영길 후보는 일관되게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주장해 왔다. 동시에 경찰 또한 권한이 집중되지 않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수사요구권과 같은 보완 장치의 필요성도 강조해 왔다. 이는 단순히 특정 정치인을 보호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어느 기관도 권력을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민주주의적 원칙에 가깝다. 검찰이든 경찰이든 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사기관이 정치의 중심으로 등장하는 현실을 끝내자는 문제의식 역시 이러한 주장과 맞닿아 있다. 민주당 역시 이제는 내부 경쟁이 상대를 흠집 내는 방식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당내 경쟁은 정책과 비전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근거 없는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방식은 결국 상대 진영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을 스스로 강화하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계파 갈등이 아니라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미래 비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하나의 당부를 드리고 싶다. 역사를 보면 제국을 만든 지도자는 측근 정치보다 인재 정치를 선택했다. 징기스칸은 적장이었던 수부타이와 행정가 야율초재를 능력만으로 등용하며 몽골 제국의 기틀을 다졌다. 오늘날 대한민국 역시 진영을 넘어 실력 있는 인재를 널리 등용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일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국민 전체의 뜻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국민이 신뢰하는 국정 운영은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데서 시작된다. 정치는 결국 시간이 평가한다. 수많은 수사와 기소, 그리고 법정 공방을 거친 지금 대한민국은 다시 미래를 이야기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검찰개혁도, 정치개혁도, 경제도 모두 국민을 위한 방향이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도 성공한다. 그리고 송영길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의 지도자들 역시 내부 갈등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개혁 경쟁을 보여줄 때 국민의 신뢰는 더욱 커질 것이다. 의혹보다 사실을, 증오보다 통합을, 계파보다 국민을 우선하는 정치. 그것이 대한민국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글 | 유동기
    • 정치
    • 정치
    2026-07-21
  • “생활정치 검증된 실력, 이제 광주시로”…이숙희 북구의원, 민주당 경선 넘어 광역정치 도전
    광주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북구의회에서 꾸준한 의정활동으로 존재감을 보여온 이숙희 의원의 광주시의회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밀착형 정치로 주민 신뢰를 쌓아온 이숙희 의원이 민주당 경선을 통과해 광역의회로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숙희 의원은 그동안 두암1·2·3동, 풍향동, 문화동, 석곡동을 중심으로 생활 현안 해결에 집중해 온 대표적인 현장형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북구의회에서 안전도시위원장, 의회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으며 정책·행정 감시·조례 입법까지 폭넓은 활동을 펼쳐 왔다. 특히 보육정책 개선, 영유아 시설 환경 개선, 재난 안전 대응, 주민 생활 불편 해소 등 주민 체감도가 높은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말보다 결과로 보여주는 의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이 의원은 보육교직원 권익 보호 지원 조례, 산불방지 지원 조례, 지역 홍보대사 운영 조례 등 생활 밀착형 제도 마련에 참여하며 지방의회가 할 수 있는 정책 역할을 확대해 왔다. 또한 구정질문과 정책 제안을 통해 행정의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집행부 감시 기능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의정활동 이력이 이번 광역의원 경선에서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의원으로서 주민 생활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해 온 만큼, 그 경험을 광주시 차원의 정책으로 확장할 수 있는 준비된 후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경선의 승부는 단순한 의정활동 기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광주시의회는 지역 현안뿐 아니라 광주 전체의 도시 정책과 예산을 다루는 자리다. 따라서 이숙희 의원이 북구에서 축적한 생활정치 경험을 광주시 전체 정책 비전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확장하느냐가 민주당 경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숙희 의원은 기초의회에서 꾸준히 성과를 보여온 실무형 정치인”이라며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광주시 정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경선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정치는 결국 주민의 삶을 바꾸는 힘이다. 북구 주민과 함께 걸어온 생활정치의 경험이 광주시 전체의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도전이 민주당 경선을 넘어 광주시의회 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생활현장에서 검증된 정치, 광역정치로 확장될 수 있을까. 이숙희 의원의 도전이 광주 정치 지형 속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 정치
    • 정치
    2026-04-20
  • “나주 대전환의 중심에 설 준비된 시장”
    나주시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한 인물에게 집중되고 있다. 전라남도의회에서 정책 중심 의정활동을 이어온 이재태 의원이다. 혁신도시 성장과 농업 중심 도시라는 이중 구조 속에서 새로운 도시 비전을 요구받고 있는 나주에서 이재태 의원은 “준비된 행정형 시장 후보”라는 평가 속에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이번 나주시장 선거의 핵심을 “혁신도시와 원도심을 동시에 이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는 구조로 보고 있으며, 이 점에서 이재태 의원이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혁신도시·농업·에너지… 나주는 현재 혁신도시 공공기관 중심 성장과 농업 기반 경제 그리고 에너지 산업 확대라는 세 가지 구조 속에서 도시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재태 의원은 전남도의회 활동을 통해 혁신도시 정책, 농업 정책, 지역 산업 정책을 동시에 다뤄온 경험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이재태 의원은 지역 정책과 행정 시스템을 동시에 이해하는 정치인이다. 나주가 지금 필요한 것은 행정을 이해하는 시장인데, 그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지방선거 승패는 결국 ‘조직과 비전’ 지방선거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지역 조직력과 도시 비전이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재태 의원의 강점을 다음 세 가지로 꼽는다. 첫번째는 지역 기반 조직력, 두번째는 도의회 의정 경험에서 나온 정책 경쟁력, 세번째는 혁신도시와 농업을 동시에 이해하는 균형감이다. 특히 나주 선거는 전통적으로 지역 조직 기반 선거라는 점에서 이재태 의원의 정치적 기반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나주시장 선거 최대 승부처 이번 선거의 핵심 승부처는 크게 세 곳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종사자와 농업 기반 유권자 그리고 원도심 상권과 자영업자이다. 이 세 표심을 동시에 확보하는 후보가 결국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재태 의원이 혁신도시 성장 전략과 농업 경제 활성화 정책을 동시에 제시할 경우 강력한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권 전망 나주는 지금 혁신도시 성장과 에너지 산업 확대, 농업 구조 변화 라는 도시 대전환의 시기에 있다. 이러한 시기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도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행정형 리더십이라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재태 의원이 정책 중심의 선거 전략을 펼칠 경우 이번 나주시장 선거에서 강력한 승부 카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 정치
    • 정치
    2026-04-05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