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검찰 수사의 끝에서 다시 묻는다, 대장동은 무엇을 남겼는가
송영길, 창원공원묘원 참배…"검찰개혁은 권력기관이 아닌 국민을 위한 개혁이어야"
"전당대회 기탁금, 민주주의의 문턱이 되어서는 안 된다"…청년 정치 진입장벽 높인 민주당 기탁금 논란
[분석] 송영길 "당대표 완주" 의지 확인…지지층 불안 잠재우고 '미래 경쟁'으로 전환
투데이 HOT 이슈
- 집값은 숫자가 아니라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잡는다
-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정부가 13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신규택지 확보, 공공택지 사업기간 단축, PF를 비롯한 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 등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 정책의 중심이 세금과 대출을 통한 수요 억제에서‘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공급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23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숫자가 아니다.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언제 집이 나오는가”가 중요하다. 착공은 공급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해도 택지 발표에서 지구지정, 보상, 인허가, 착공, 준공을 거쳐 실제 국민이 입주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단어가 있다. ‘착공’이다.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몇 년 뒤 공사를 시작할 집이 아니라 지금부터 1년, 2년, 3년 후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집이다. 따라서 정부는 총 공급계획과 함께2027년·2028년·2029년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어느 지역에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대한민국 주택 입주 캘린더’로 만들어 매월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정책의 성과를 발표 물량이 아니라 실제 입주 물량으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서울 한 채와 수도권 외곽 한 채는 같지 않다! 또 하나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부동산에서 주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서울 강남의 한 채, 마포의 한 채, 수도권 외곽의 한 채가 시장에서 동일한 한 채일 수 없다. 일자리와 교육, 교통, 의료, 문화시설이 집중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공급부족을 수도권 외곽 신도시만으로 해결하려 한다면수도권 전체 주택 수는 증가하는데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공급정책을 성공시키려면 '얼마나 많이 짓느냐' 못지않게'어디에 짓느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을 투기가 아닌 공급의 관점에서 보자! 서울에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답은 기존 도시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고밀개발, 준공업지역 재편, 노후 상업지역의 주거복합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증가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다. 민간에게 사업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그 대가로 늘어난 주택 가운데 일부를 청년주택·공공주택·장기임대주택으로 확보하면 된다. 민간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반드시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민간에게 이익을 허용하되 그 이익의 조건을 '더 많은 주택 공급'으로 만들면 된다. 대출을 막으면 현금부자가 유리해진다! 정부가 반드시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금융정책이다. 투기성 대출을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대출을 막는 것이 과연 공정한 정책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주택을 두 사람이 사려고 한다. 한 사람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등을 포함해 현금 8억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은 현금 2억원밖에 없지만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소득이 있는 30대 청년이라고 가정해보자. 대출을 강하게 막으면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는가. 결국 현금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다. 이것은 투기를 막는 과정에서 오히려자산이 없는 청년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금융규제 역시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의 투기 목적 대출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되 무주택자·생애최초 구매자·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는소득과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금융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매매만 잡다가 전월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월세 시장도 함께 봐야 한다. 임대인에 대한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기존 주택이 임대시장에서 빠지거나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 결국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의 목적은 임대인을 벌주는 것도,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명분만 내세우는 것도 아니어야 한다. 좋은 임대주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장기임대를 유지하는 임대인에게 합리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년과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역세권·대학가·산업단지 주변에는 소형 임대주택을 대폭 공급해야 한다. 부동산은 세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와 완화를 반복했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을 올리고 대출을 막았다.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규제를 풀었다. 그리고 시장이 살아나 가격이 오르면 또다시 규제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정책을 신뢰하기보다다음 정부가 정책을 또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은 세금도 대출도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정부가 국민에게 만들어야 할 믿음은 하나다. “지금 집을 사지 않아도 앞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집이 계속 공급될 것이다.” 이 믿음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오늘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불안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아무리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해도 국민이 “결국 서울에는 집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격 상승기에 다시 매수세가 몰릴 수밖에 없다. 이제 부동산 정책의 질문을 바꾸자! 정부의 이번 공급 확대 방향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공급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를 이동시키는 것은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몇 채를 공급할 것인가”에서 “어디에 언제 입주할 집을 만들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역세권과 도심의 용적률을 과감하게 높이며, 민간이 주택을 공급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대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는 공공이 환수해 청년주택과 공공주택으로 돌려야 한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상환능력에 맞는 금융의 길을 열어주고 투기성 금융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매달 국민에게 실제 입주물량을 공개해야 한다. 결국 좋은 부동산 정책은 집값을 억지로 누르는 정책이 아니다. 집값이 급등할 이유를 없애는 정책이다. 집이 부족하면 집을 짓고,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이 부족하면 그곳에 더 많이 짓고, 청년에게 자산이 부족하면 투기가 아닌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의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이 이제는 이념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을 가진 국민과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갈라놓는 정치가 아니라,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에게 실제 집이 공급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정부에서 실제 입주할 집을 만드는 정부로. 집값을 억누르는 정책에서 국민의 집 걱정을 줄이는 정책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다시“열심히 일하면 나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앞으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방향이다. 이문영 |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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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숫자가 아니라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잡는다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정부가 13일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신규택지 확보, 공공택지 사업기간 단축, PF를 비롯한 주택공급 금융지원 확대 등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 정책의 중심이 세금과 대출을 통한 수요 억제에서‘실질적인 공급 확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공급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23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숫자가 아니다. “내가 살고 싶은 곳에 언제 집이 나오는가”가 중요하다. 착공은 공급이 아니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해도 택지 발표에서 지구지정, 보상, 인허가, 착공, 준공을 거쳐 실제 국민이 입주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되는 단어가 있다. ‘착공’이다. 착공은 입주가 아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국민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몇 년 뒤 공사를 시작할 집이 아니라 지금부터 1년, 2년, 3년 후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집이다. 따라서 정부는 총 공급계획과 함께2027년·2028년·2029년 실제 입주 가능한 주택이 어느 지역에 얼마나 공급되는지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필자는 이를 ‘대한민국 주택 입주 캘린더’로 만들어 매월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정책의 성과를 발표 물량이 아니라 실제 입주 물량으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서울 한 채와 수도권 외곽 한 채는 같지 않다! 또 하나 냉정하게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부동산에서 주택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서울 강남의 한 채, 마포의 한 채, 수도권 외곽의 한 채가 시장에서 동일한 한 채일 수 없다. 일자리와 교육, 교통, 의료, 문화시설이 집중된 지역으로 사람이 몰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공급부족을 수도권 외곽 신도시만으로 해결하려 한다면수도권 전체 주택 수는 증가하는데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하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공급정책을 성공시키려면 '얼마나 많이 짓느냐' 못지않게'어디에 짓느냐'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을 투기가 아닌 공급의 관점에서 보자! 서울에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답은 기존 도시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재건축과 재개발, 역세권 고밀개발, 준공업지역 재편, 노후 상업지역의 주거복합개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다.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 증가한 개발이익의 일정 부분을 공공이 환수하는 것이다. 민간에게 사업할 이유를 만들어주고 그 대가로 늘어난 주택 가운데 일부를 청년주택·공공주택·장기임대주택으로 확보하면 된다. 민간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반드시 대립시킬 필요는 없다. 민간에게 이익을 허용하되 그 이익의 조건을 '더 많은 주택 공급'으로 만들면 된다. 대출을 막으면 현금부자가 유리해진다! 정부가 반드시 다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금융정책이다. 투기성 대출을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으로 대출을 막는 것이 과연 공정한 정책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주택을 두 사람이 사려고 한다. 한 사람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 등을 포함해 현금 8억원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은 현금 2억원밖에 없지만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소득이 있는 30대 청년이라고 가정해보자. 대출을 강하게 막으면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는가. 결국 현금이 많은 사람이 유리하다. 이것은 투기를 막는 과정에서 오히려자산이 없는 청년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금융규제 역시 획일적이어서는 안 된다. 다주택자의 투기 목적 대출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하되 무주택자·생애최초 구매자·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는소득과 상환능력을 중심으로 금융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 매매만 잡다가 전월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전월세 시장도 함께 봐야 한다. 임대인에 대한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기존 주택이 임대시장에서 빠지거나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면 결국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돌아간다. 정부의 목적은 임대인을 벌주는 것도, 임차인을 보호한다는 명분만 내세우는 것도 아니어야 한다. 좋은 임대주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시장에 공급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장기임대를 유지하는 임대인에게 합리적인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청년과 직장인이 많이 거주하는 역세권·대학가·산업단지 주변에는 소형 임대주택을 대폭 공급해야 한다. 부동산은 세금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와 완화를 반복했다. 집값이 오르면 세금을 올리고 대출을 막았다. 경기가 나빠지면 다시 규제를 풀었다. 그리고 시장이 살아나 가격이 오르면 또다시 규제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정책을 신뢰하기보다다음 정부가 정책을 또 바꿀 것이라고 예상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정책수단은 세금도 대출도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다. 정부가 국민에게 만들어야 할 믿음은 하나다. “지금 집을 사지 않아도 앞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집이 계속 공급될 것이다.” 이 믿음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오늘 집을 사지 않으면 영원히 살 수 없다는 불안에서 벗어난다. 반대로 아무리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해도 국민이 “결국 서울에는 집이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격 상승기에 다시 매수세가 몰릴 수밖에 없다. 이제 부동산 정책의 질문을 바꾸자! 정부의 이번 공급 확대 방향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공급 중심으로 정책의 무게를 이동시키는 것은 필요한 변화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몇 채를 공급할 것인가”에서 “어디에 언제 입주할 집을 만들 것인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의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역세권과 도심의 용적률을 과감하게 높이며, 민간이 주택을 공급할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대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는 공공이 환수해 청년주택과 공공주택으로 돌려야 한다.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상환능력에 맞는 금융의 길을 열어주고 투기성 금융에는 강력한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매달 국민에게 실제 입주물량을 공개해야 한다. 결국 좋은 부동산 정책은 집값을 억지로 누르는 정책이 아니다. 집값이 급등할 이유를 없애는 정책이다. 집이 부족하면 집을 짓고, 사람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이 부족하면 그곳에 더 많이 짓고, 청년에게 자산이 부족하면 투기가 아닌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의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이 이제는 이념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집을 가진 국민과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갈라놓는 정치가 아니라, 집을 필요로 하는 국민에게 실제 집이 공급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정부에서 실제 입주할 집을 만드는 정부로. 집값을 억누르는 정책에서 국민의 집 걱정을 줄이는 정책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다시“열심히 일하면 나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돌려주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앞으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방향이다. 이문영 | 공동체뉴스 발행인 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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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군 사관학교 통합, ‘더 큰 카르텔’을 만들 수 있다
(유동기 원장) 최근 국방부를 중심으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통합하는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인구절벽에 따른 장교 수급 문제에 대응하고, 시설과 인력의 중복을 줄이며, 미래 다영역작전(MDO)에 필요한 합동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명분이다. 여기에 과거 군사 쿠데타 과정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경험을 들어, 사관학교의 순혈주의와 파벌 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폐쇄적인 출신주의를 타파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사관학교를 물리적으로 통합한다고 해서 군 내부의 파벌과 카르텔이 사라지는가.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제도를 잘못 설계할 경우 육·해·공군 전체를 아우르는 더욱 강력한 ‘통합 사관학교 카르텔’이 형성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쿠데타의 원인을 ‘육사’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가! 대한민국 현대사의 군사 개입은 분명 뼈아픈 역사다. 그러나 그 원인을 단순히 특정 사관학교의 존재로 환원하는 것은 역사적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다. 5·16 군사정변이 발생한 1961년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한국은 1950~1953년 6·25전쟁을 겪으며 일인당 소득 67달러의 세계 최빈국으로 국토와 산업 기반이 크게 파괴됐다. 전쟁을 거치면서 군의 규모가 10 만에서 60만으로 급격하게 팽창했고 장교단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그러나 전쟁 이후 군의 팽창 속도가 둔화되면서 진급과 주요 보직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됐다. 국군 창설 초기에는 일본군·만주군·광복군·중국군 등 서로 다른 경력을 가진 장교들이 혼재했고, 출신과 인맥을 둘러싼 갈등도 존재했다. 일부 소장 장교들은 군 수뇌부의 퇴진과 인사 개혁을 요구하는 이른바 ‘정군운동’을 전개했다. 이러한 군 내부의 갈등과 불만은 4·19혁명 이후의 정치·사회적 불안, 경제적 빈곤과 실업 문제 (특히, 청년실업과 대학생 취업난)등과 맞물렸다. 물론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5·16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5·16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단순히 ‘육사 출신이었기 때문’이라는 하나의 변수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다. 12·12 역시 군 내부의 인사와 사조직 문제가 핵심이었다. 1979년 12·12 군사반란 역시 마찬가지다. 10·26으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권력 공백이 발생했고, 군 지휘권을 둘러싸고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과 기존 군 수뇌부 사이의 충돌이 격화됐다. 그 중심에는 ‘하나회’라는 군내 사조직이 있었다. 하나회의 형성에는 정규 육사 출신이라는 강한 동질감과 기수문화, 인사와 진급을 둘러싼 이해관계, 지역적 연고, 권력과의 유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교육기관이 분리돼 있었다는 데 있지 않았다. 출신과 기수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적 네트워크가 군의 공식적인 인사·지휘체계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구조가 핵심 문제였다. 5·16과 12·12는 시대적 배경과 주도 세력, 전개 양상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정치·사회적 불안과 함께 군 내부의 인사 갈등과 폐쇄적인 인맥 구조가 군의 정치 개입을 가능하게 한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4년 비상계엄은 과거 군사정변과 구조가 다르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는 5·16이나 12·12와는 다른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군 출신이 아니라 검사 출신으로,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따라서 군 내부 세력이 스스로 조직화해 정권을 탈취했던 과거 군사정변과 동일한 구조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군 밖의 정치권력이 군 지휘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며, 이를 차단해야 할 제도적 견제장치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는가라는 문제다. 2024년 비상계엄을 둘러싸고 ‘친위 쿠데타’, ‘내란’ 등 여러 정치적·법적 평가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개념의 최종적인 법적 적용은 사법적 판단에 따라 엄밀하게 구분돼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군부가 정치권력을 탈취하려 했던 5·16이나 12·12와 달리, 2024년 사태는 이미 집권하고 있던 정치권력과 군 지휘부 일부의 관계 속에서 군 병력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발생 구조가 다르다. 따라서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민주화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대한민국에서 왜 비정상적인 군 동원이 다시 가능했는가. 당시 국방·군 지휘라인을 둘러싸고 개인적 친분과 학연, 인사 관계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쿠데타와 위헌적 군 동원을 막는 핵심은 특정 사관학교의 존폐보다 군 지휘체계와 인사 시스템, 정보·특수전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있다. 사관학교를 합치면 파벌이 없어지는가? 통합 사관학교를 만들면 파벌 문화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오히려 매년 육·해·공군의 생도들이 하나의 교육기관에서 장기간 함께 생활한다면 기존보다 훨씬 광범위한 동문 네트워크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육사·해사·공사가 각각의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통합 이후에는 육·해·공군 전체를 연결하는 단일 동문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다. 즉 카르텔을 해소하려다 오히려 전군 단위로 확장하는 일종의 ‘카르텔의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 수준의 합동전력을 운용하는 미국이 웨스트포인트,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합동성은 반드시 ‘동일한 교육기관’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각 군은 육상·해상·공중이라는 서로 다른 전장 환경과 무기체계, 작전교리 및 조직문화를 갖고 있다.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발전시킨 뒤 이를 실제 작전에서 하나로 결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진정한 합동성은 동문 네트워크의 통합이 아니라 작전 수행의 동기화(Synchronization)에서 비롯된다. 생도 통합보다 영관급 합동교육을 강화하자 20대 초반의 생도들을 하나의 기관에 모으는 것보다 실제 합동작전을 기획하고 지휘하는 영관급 장교들의 합동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더욱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각 군에서 충분한 실무 경험을 축적한 장교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합동교육을 실시하고 합동작전·사이버·우주·무인체계·AI 등 미래 다영역작전을 실제로 설계하고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출신학교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장교들이 실제 작전환경에서 유기적으로 협업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합동교육의 본질이다. 더 시급한 것은 인사 시스템 개혁이다. 군 내부 카르텔을 해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개혁해야 할 것은 사관학교의 간판이 아니라 인사와 보직 시스템이다. 사관학교·ROTC·3사관학교·학사장교 등 출신 경로와 관계없이 능력 있는 장교가 주요 보직과 교육 기회를 공정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국방부·합참·각 군 본부의 핵심 정책·작전·인사 보직에 특정 출신이 과도하게 집중되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직 선발의 기준과 절차 역시 보안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외 대학 석·박사 위탁교육, 국방대학교 및 합동교육 등 장기적으로 진급과 주요 보직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 기회 역시 출신이 아니라 능력·성과·전문성을 중심으로 부여해야 한다. 다만 기계적인 출신별 할당제는 또 다른 역차별과 새로운 파벌을 초래할 수 있다. 목표는 특정 출신의 몫을 다른 출신에게 나눠주는 것이 아니다. 출신 자체가 인사를 좌우하지 못하는 군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줄서기’를 없애는 평가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군 조직에서 상급자의 평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소수 지휘관의 평가가 사실상 진급을 좌우한다면 장교들이 임무 수행보다 인사권자에게 잘 보이는 데 집중하는 ‘줄서기 문화’가 형성될 위험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휘관 평가에 동료 및 하급자의 의견을 적절히 반영하는 다면평가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하급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상급자에게만 좋은 평가를 받는 지휘관이나 특정 인맥에 의존해 핵심 보직을 이동하는 장교가 지속적으로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승진심사위원회의 특정 출신 편중을 방지하고, 보직의 성격에 따라 타군 인사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안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안전장치는 강력한 문민통제다. 쿠데타와 위헌적 군 동원을 방지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특정 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헌법과 법률의 통제 밖으로 이탈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국방부의 문민화를 더욱 진전시키고 군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 핵심 전투부대와 특수전력, 군 정보기관 등이 정상적인 지휘계통을 벗어나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되지 못하도록 대통령·국방부·합참·국회 사이의 견제 및 검증 절차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불법·위헌적 명령에 대한 군인의 복종 거부 원칙과 보고·신고·보호 체계 역시 보다 명확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군 개혁의 핵심은 ‘학교’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 이제 AI·반도체·조선·방산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걸맞은 군 개혁 역시 과거에 대한 정치적 반작용이나 단순한 조직 통폐합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육군 중심, 육사 중심의 폐쇄적 인사문화가 존재한다면 과감하게 개혁해야 한다. 그러나 그 해법이 반드시 육·해·공군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이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사관학교의 외형을 통합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군의 인사·평가·교육·지휘·통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출신학교가 승진을 결정하지 않는 군, 사적 인맥보다 공식 지휘체계가 우선하는 군, 육·해·공군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전장에서는 완벽하게 통합되는 군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군 개혁이다. 사관학교 통합은 한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국가안보의 중대한 결정이다. 따라서 ‘통합이 곧 개혁’이라는 단순한 등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카르텔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를 통합했다가 오히려 육·해·공군 전체를 연결하는 더 거대한 카르텔을 만드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2024년 비상계엄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군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군 통수권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현행 헌정구조 아래에서 대통령의 권한과 군 지휘권에 대한 민주적 견제장치가 충분한지도 함께 돌아봐야 한다. 특정 대통령 개인의 성향과 선의에 의존하는 통제는 제도적 통제가 아니다. 따라서 군 내부의 인사·지휘체계 개혁과 함께 대통령의 군 통수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못하도록 국회와 헌법기관의 실질적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도 논의해야 한다. 결국 군 개혁의 진짜 질문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아니다. “어떤 기준과 절차로 군인을 평가하고 지휘하는가,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군과 그 군을 지휘하는 정치권력을 누가, 어떤 제도로 통제할 것인가.” 대한민국 군 개혁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킬럼 리스트 : 유동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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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세금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고문:유동기원장 부동산 가격, 세금과 규제로 잡을 수 없다.진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정부는 집값 상승을 ‘투기’와 ‘불로소득’, 나아가 ‘경제성장의 적’으로 규정하며 대대적인 세금 폭탄과 대출 규제를 쏟아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집값은 늘 폭등했다.서울 아파트 가격 기준으로 진보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 때 38%, 노무현 정부 때 약 90%, 문재인 정부 때 약 120% 상승했다. 반면 보수 정권인 이명박 정부 때는 약 7% 하락했고, 박근혜 정부 때 21%, 윤석열 정부 때 1% 상승에 그쳤다.노무현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겠다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도입, 실거래가 신고제, DTI·LTV 대출 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고강도 규제책을 쏟아냈으나 집값은 거꾸로 치솟았다. 당시 1990년대 말 주식시장을 달궜던 IT·인터넷 기업들의 거품(닷컴 버블)이 2000년 봄부터 꺼지기 시작했고, 2001년 9·11 테러까지 터지면서 세계 경제가 급격한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였다.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로 풀린 글로벌 유동성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강타했다. 당시 중진국 수준이었던 한국이 이러한 거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방어해 집값을 잡는 것은 애초에 역부족이었을 것이다.문재인 정부 역시 집값을 잡겠다며 28차례나 부동산 대책을 토해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역대 최고치인 120%나 올랐다. 정책을 쏟아낸 횟수에 비례해 집값이 오른 셈이다. 이 시기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여 지속되면서 주요 4개국(G4: 미국·유로존·일본·영국) 중앙은행의 자산이 폭증했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약 15조 달러 수준이었던 총자산 규모는 무제한 국채 매입 등 긴급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불과 1년여 만에 25조 달러를 넘어섰다. 약 10조 달러(한화 약 1경 3,000조 원 이상)라는 막대한 유동성이 단기간에 지구촌에 살포된 것이다. 전 세계가 이 초유의 양적완화를 헤지하는 과정에서 돈은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대표적 실물자산인 부동산으로 대거 흘러들어갔다.최근 들어선 이재명 정부 역시 실수요 보호, 투기 수요 차단, 보유세 강화를 기본 골격으로 삼았다. 가계부채 관리를 명목으로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였으며, 갭투자를 막기 위해 실거주 의무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유지했다.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세금도 대폭 늘리고 대출의 수도꼭지도 꽁꽁 틀어막은 것이다.그러나 결과는 똑같은 아이러니의 반복이었다. 출범 후 1년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약 11%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첫 1년 상승률(8.2%)이나 이명박 정부(5.4%)를 상회하는 수치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도심 신축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결핍 위에, 누적된 전세대출 자금과 규제가 유발한 '매물 잠김', 그리고 '상급지 쏠림' 현상이 결합해 집값을 다시 끌어올렸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대표주의 급등으로 번 돈까지 부동산 시장으로 다시 유입되어 서울 핵심 지역의 집값을 자극했다. 정부는 주식시장을 부양해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 했으나, 시장은 주식이 과상승 구간에 진입하자 이익을 실현해 다시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환류시켰다.결론적으로 역대 진보 정권이 세금과 규제로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 했던 시도는 매번 참패로 끝났고, 이는 정권을 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참패의 본질은 한 국가가 통제할 수 없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초저금리가 실물자산으로 자금을 유입시켰기 때문이다. 자본 이득을 찾아 움직이는 유동성의 생리를 외면한 채,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는 학습효과만 남겼다. 대중은 자산을 지키기 위해 소극적으로는 증여와 버티기로 대응하고, 적극적으로는 정책에 반발하는 민심으로 돌아섰다. 선거 때마다 설문조사로 잡히지 않는 민심이 표출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역대 정부의 강고한 규제 정책 속에서 정작 돈을 번 것은 부유층이었고, 고통을 겪은 것은 빈곤층과 서민이었다. 집값을 잡겠다고 보유세를 올리면 임대인은 월세를 올리고, 금리가 올라도 그 부담은 월세로 전가된다. 전형적인 ‘조세 전가의 법칙’이다. 투기를 막겠다는 정책이 도리어 서민의 목을 죄는 결과로 돌아온 것이다.공급 측면에서도 정책이 실제 시장에 효력을 발휘하려면 인허가 3년, 시공 3년 등 최소 6년이 걸린다. 지금의 공급량은 이전 정부들이 펴낸 정책의 결과물이다. 여기에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인에게 지나친 형사책임을 묻는 법적 환경까지 더해져 건설 시장은 더욱 위축되었고, 이는 원가 상승과 공급 축소라는 악순환을 낳았다.부동산 시장에는 "부동산 가격은 정책이나 세금으로 조절할 수 없다. 시장의 흐름에 맡겨라"라는 격언이 있다.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한겨울의 아랫목과 같다. 한쪽은 데일 정도로 뜨겁지만, 90%가 넘는 대부분의 바닥은 냉방으로 차갑다. AI 시대의 도래와 글로벌 정세 불안 속에서 반도체, 조선, 방산 등 일부 산업은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서민 생활과 직결된 건설, 부동산, 유통, 자영업, 서비스 분야는 고사 직전이다.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부동산 가격 통제'라는 명분에 갇혀 대출을 막고 세금을 죄는 바람에 서민 경제의 피가 마르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서민 경기는 지난 팬데믹이나 외환위기 때보다 더 가혹하다.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 부동산 정책, 세제 정책, 노동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여 자금이 서민 경제의 혈관까지 다시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화려한 외교적 성과를 내고 반도체 특수가 찾아와도, 그것이 서민의 삶에 온기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민심의 매서운 비판을 피할 수 없다.정치는 거창한 담론과 논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대통령의 17억 근저당이 비록 합법적일지라도 민심은 "왜 우리는 안 되는가"라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펜대와 머리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조선시대 임금이 잠행하여 민심을 읽었듯 현장에서 서민들과 숨 쉬며 가슴과 영혼으로 그들의 아픔을 느끼기를 바란다.아무리 토론회를 열어 숙의한다고 한들 이미 짜여진결론에 이르는 것들을 보면서 민심은 더욱 한숨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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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후보님께 드리는 글
존경하는 송영길 후보님께. 후보님께 이 글을 드리는 이유는 이번 당대표 선거를 말씀드리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저는 후보님께서 더 큰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당대표는 당원이 선택하지만,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합니다. 그리고 국민은 어느 날 갑자기 한 사람을 국가의 지도자로 선택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그 사람이 보여준 삶과 태도, 그리고 국민을 대하는 마음을 보고 선택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전당대회가 후보님의 정치 인생에서 하나의 선거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에 다시 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후보님. 정치인은 국민의 환호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눈물 속에서 성장합니다. 선거는 끝이 있지만 국민의 삶은 끝이 없습니다. 선거가 끝난 다음 날에도 청년은 취업을 걱정하고, 소상공인은 가게 문을 열며, 농민은 새벽부터 논으로 나갑니다. 그들의 삶은 정치 일정과 관계없이 계속됩니다. 그 곁을 지키는 정치인이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그러한 지도자들이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27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도 복수보다 화해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권력을 얻기 위해 국민을 이용하지 않았고, 국민을 사랑하기 위해 권력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민은 그를 대통령 이전에 국민의 지도자로 기억합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남북전쟁이라는 가장 큰 갈등 속에서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승리를 말하기보다 국민의 상처를 먼저 보듬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위대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습니다. 바츨라프 하벨은 체코 민주화를 이끈 뒤 "정치는 권력을 행사하는 기술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도덕적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정치에는 늘 국민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수많은 시련과 긴 야당 생활을 거쳤지만 국민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정치의 문턱을 낮추려 했고, 지금도 많은 국민이 그의 진정성을 기억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습니다. 국민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후보님. 저는 후보님께서도 그런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당대표가 되더라도 국민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당대표가 되지 못하더라도 더욱 깊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십시오. 청년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십시오. 창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불안을 함께 고민해 주십시오. 농민과 어민의 땀을 이해해 주십시오.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한숨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이 사람을 위해 정치를 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저는 그것이 지도자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후보님께 한 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누구보다 먼저 준비하는 정치인이 되어 주십시오. 인공지능과 디지털 혁신. 반도체와 첨단산업.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저출생과 인구 감소. 지역균형발전. 청년의 일자리와 주거. 외교와 안보. 이 모든 과제를 가장 먼저 공부하고, 가장 먼저 국민에게 설명하며, 가장 먼저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되어 주십시오. 국민은 과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지도자보다 미래를 가장 먼저 준비하는 지도자를 선택합니다. 후보님. 정치는 결국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직업이 아닙니다. 국민을 사랑하는 직업입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면 실망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먼저 사랑하면 언젠가는 국민도 그 마음을 알아줍니다. 부디 후보님의 하루가 선거 일정으로만 채워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루 한 사람이라도 국민을 만나십시오. 하루 한 가지라도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을 고민하십시오. 하루 한 번이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십시오.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국민은 후보님을 단지 한 정당의 정치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맡길 수 있는 지도자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후보님께 꼭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정치의 시작"이라는 삶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걷는 사람이었습니다.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절망 속에서도 국민에게 희망을 잃지 않았고, 앙겔라 메르켈은 16년 동안 화려한 언변보다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독일 국민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시대와 나라는 달랐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권력보다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입니다. 후보님께서도 앞으로의 모든 정치 일정에서 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던져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나의 행동은 국민의 신뢰를 더 두텁게 만들었는가?" 그 질문에 매일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면, 당대표 선거의 결과와 관계없이 후보님의 정치적 자산은 계속 커질 것입니다. 저는 후보님께서 그 길을 걸어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감히 이 글을 올립니다. 부디 이번 선거의 결과에만 마음을 두지 마십시오. 더 큰 목표를 향해, 더 긴 호흡으로, 국민 곁을 쉼 없이 걸어가 주십시오. 국민의 사랑을 받기보다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를 끝까지 실천해 주십시오. 그 길은 때로는 멀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국민을 끝까지 사랑한 지도자를 기억했습니다. 후보님께서도 그러한 지도자로 대한민국 역사에 남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늘 후보님의 건강과 건승을 기원하며, 저 또한 미력하나마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고, 미래를 연구하며, 정책을 고민하는 작은 동반자로서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담아.














